일단 고전을 읽으려면 가볍게 읽을만한 책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 두꺼워서 양이 많거나 읽기 난해한 고전은 아이들이 읽기에는 버겁지 않을까? 이 책에서는 <소크라테스의 변론>, <논어>, <어린 왕자>, <갈매기의 꿈>, <오디세이아>, <변신 이야기>, <이솝우화>, <격몽요결> 등 8편의 고전을 선정하였다. 사실 <어린 왕자>, <논어>, <갈매기의 꿈>까지는 읽기 쉽다고 생각되지만 <소크라테스의 변론>, <오디세이아>, <변신 이야기>, <격몽요결>은 내용이 방대하거나 어려운 책이라서 완역본보다는 축약본이 좋을 듯싶다. <이솝우화>는 언뜻 우리가 익히 아는 동화로 알겠지만 그림 형제의 <이솝우화> 완역본을 읽어봤다면 잔인한 내용 때문에 선뜻 추천하기 어려운 책이다.
무엇보다 아이가 독서에 흥미를 갖고 읽어야 고전에도 관심을 가질 것 아닌가? 두께가 얇고 읽기 쉬운 책보다 섭렵한 뒤에 일반 도서로 넘어가는 것이 자연스럽다. 가만 보면 몇몇 책은 어른들도 읽지 않았거나 어렵다고 생각한 책들이 다수 있다. <논어> 전체를 읽어본 적도 없고 <오디세이아>는 완역본이 워낙 두꺼워서 읽을 엄두도 나지 않는다. <이솝우화> 완역본도 굉장히 많은 이야기들이 실려 있고, <격몽요결>은 생소하기까지 하다. <갈매기의 꿈>, <변신 이야기>도 제대로 읽은 적이 있다. 이 중에서는 <어린 왕자>를 완독했을 뿐인데 아이가 읽게 하려면 먼저 그 부모가 먼저 읽고 이해하는 게 순서가 아닐까? 부모가 평소에 책을 읽는 습관을 가지고 있으면 아이도 책에 흥미를 갖는다는 건 이미 알고 있지만 실천하지 않았을 뿐이다.
독서는 생각하는 힘을 기르고 상상력을 키우는 데 참 좋다. 어릴 적에 만화만 읽어도 마치 저 너머 세상에는 내 호기심을 채워줄 무언가가 있을 것만 같고 점점 빠져들어 읽다 보면 그 인물에 감정이입이 된다. 굳이 이 책에서 알려진 독서법이 아니더라도 내가 아이와 독서를 하며 책에 나온 이야기를 주고받을 만큼 성숙되어 있는지가 우선이다. 부모가 읽어본 적도 없고 무슨 내용인지 알지 못한 상태에서 아이에게 독서를 강요하는 건 맞지 않다. 가장 좋은 독서법은 함께 읽은 다음에 토론하듯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이다. 그래야 아이도 독서에 더 큰 흥미를 갖고 알아서 찾아 읽을 것이고, 집안이 독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을까? 언제 읽어도 새로운 고전은 빠져 읽기 참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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