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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핫토리 씨 가족의 도시 수렵생활 분투기

 

핫토리 씨 가족의 도시 수렵생활 분투기

 

어느덧 인생 중반에 접어드는 중이다. 마흔이 되기 전부터 꿈꿔온 삶이 있다. 인생 제2 막을 산다면 반드시 자연과 가까운 곳에서 살리라. 대자연을 품은 보금자리에 텃밭을 가꾸고, 닭을 키우며 양봉과 버섯 재배도 하는 자급자족으로 살아가는 삶. 도시와는 다르게 모든 식재료를 직접 준비해야 하고 불편함을 감수하며 살겠지만 자연과 함께 한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평온할 것 같다. 매일 반복되는 똑같은 하루도 없을 것이고, 남과의 경쟁이나 부의 잣대로 내 가치를 가늠할 일도 없다. 오로지 현재에 살고 오늘에 만족하며 내일을 기대하는 삶이라면 무엇도 부족하지 않으리라. 어릴 적엔 흙을 만지며 곤충 채집이 일상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삶의 항로를 잃어버린 것 같다.

핫토리 씨 가족은 자연과 함께 할 운명이었나 보다. 결혼 전부터 등산 다니는 것을 좋아하던 남편과 결혼하게 된 저자의 좌충우돌 사는 모습이 담겨있다. 남편은 수렵 기간에 사냥을 다니며 사슴 고기를 가져오기도 하고 다른 동물을 집에 들여놓기 시작한다. 텃밭을 가꾸고 닭을 키우는 마당을 둔 2층 집을 가족이 총동원되어 직접 지으며 살아간다. 스스로 부지런만 하다면 자연을 온갖 먹을거리를 내어준다. 텃밭이 아니더라도 제철이면 산 곳곳은 먹을거리 천지고, 강이나 개울가에서 물고기를 잡기도 한다. 모든 일과가 일용할 양식을 위해 자급자족하면서 살아갈 뿐이다. 삶이 단순해지고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처음 해보는 모든 일들이 새롭기만 하다.

어릴 때부터 부모를 따라 자연스레 자연 학습체험을 한 아이들은 스스로 미래를 선택할 만큼 자립심이 자랐다. 어느 누구의 강요나 기준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시간 낭비를 하고 싶지 않아 지금 좋아하는 그림을 실컷 그리고 싶단다. 공부는 언제든지 스스로 할 수 있으니 좋아하는 일에 집중하겠다는 선택을 존중하며 응원한다는 남편. 어떻게 보면 정상적인 단계를 밟아가는 것이 정상적으로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인생을 길게 본다면 남들과 같은 길을 가기보다 일찍부터 좋아하는 일을 찾은 아들이 대견해 보인다. 우리에겐 행복할 권리가 있고 자신에게 어울리는 옷이 있는 것처럼 핫토리 씨 가족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

 

핫토리 씨 가족의 도시 수렵생활 분투기
국내도서
저자 : 핫토리 고유키,핫토리 분쇼 / 황세정역
출판 : 도서출판더숲 2020.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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