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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송일준의 나주 수첩 : 송일준과 함께 하는 나주여행

 

송일준의 나주 수첩

 

 

시사 프로그램 <PD 수첩> 진행자로 익숙한 송일준 PD는 광주 MBC 사장을 끝으로 37년간의 방송생활을 접었다. 그 뒤로 제주 한 달 살이를 하며 <송일준 PD 제주 한 달 살기>를 집필한 뒤 곧이어 <송일준의 나주 수첩 1·2>을 출간할 만큼 퇴직 후 오히려 왕성하게 글을 쓰는 중이다. SNS에 <송일준의 나주 수첩>이란 타이틀로 연재한 것을 책으로 내게 된 것인데 영암에서 태어나 나주로 이사하며 나주중학교 1학년 때까지 산 기억이 전부지만 그에겐 고향과도 같은 곳이다.

이 책은 방송 경험의 노하우를 살려 나주 지역을 알리기 위해 발로 뛴 취재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몇몇 유명한 관광지나 지역 명소가 아니면 사람들이 찾아오지 않는데 작은 노포부터 사회적 기업, 리사이클링 건물, 지역 장인, 나주 대표 인물 등 볼거리뿐만 아니라 이야깃거리가 넘쳐나는 곳이었다. 수차례 팸투어를 다녀봤지만 일반 여행사 코스에는 들어가지 않는 곳들이 많았는데 오히려 그런 장소가 기억에 오래 남는다. 꽃차교실 수다향, 카페 '소감' & 나주미술관, '3917마중', 니나노플래닝과 같은 곳은 그들만의 이야기를 만나기 전까지는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마치 작심하고 나주 곳곳을 홍보하기라도 한 것처럼 여러 장소를 다니며 정성스럽게 글과 사진을 담았다. 1~2권으로 나눌 만큼 취재한 곳도 많았다는 뜻이다. 1권에는 '인생이야기' 꼭지로 지난 방송을 하며 겪은 일에 대한 소회로 정리하였다. 이젠 퇴직 후 방송활동을 접어 자유로운 신분이 된 지금, 마음 편하게 자신이 좋아하는 지역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알려주는 작업이 좋다고 생각한다. 날카롭게 사회의 부조리를 취재하며 정의를 앞세우는 일도 필요하지만 개인의 영역에선 부담감과 피로감도 상당했을 것 같다.

내겐 <송일준의 나주 수첩>이 일반 여행 에세이처럼 편하게 읽혔다. 별다른 수식어 없이도 담백하게 써 내려가는 문장이 내용에 집중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아마 나주에 머물며 일이 아닌 지역에 대한 애정으로 쓰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혹시라도 훗날 나주로 여행을 떠날 일이 생긴다면 <송일준의 나주 수첩>을 참고하여 가보고 싶은 곳을 둘러볼 것 같다. 사람과 일에 치여 똑같은 일상을 되풀이하며 사는 우리들에게 마음을 치유해 주는 나주로 기억될 것 같다. 책을 읽고 나니 왠지 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지는 이유는 아마도 이야기가 나를 이끌기 때문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