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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마음의 파수꾼

 

마음의 파수꾼

 

 

프랑수아즈 사강이 쓴 다른 소설과 다르게 파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한때 할리우드에서 촉망받는 여배우였지만 지금은 시나리오 작가로 변신한 45살의 도로시 시모어는 폴 브레트와 연인 관계를 맺고 있었다. 어느 날 밤에 자동차 사고로 쓰러진 루이스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오면서 얘기치 않은 상황으로 전개가 된다. 루이스의 다리가 다 나을 때까지 지내기로 했지만 나은 후에도 떠나지 않고 도로시는 그를 내보내지도 않는다. 루이스는 도로시와 대화를 나누면서 친밀함을 느끼게 되는데 프랭크, 제리 볼튼, 루엘라 슈림프, 빌 매클리 등 도로시를 괴롭혔거나 괴롭히는 사람들이 차례차례 죽음을 맞이한다.

루이스는 도로시에게 친절하지만 뒤틀린 그의 사랑은 매우 배타적이고 극단적이다. 도로시를 위해 위험 요인들을 차례차례 제거해나가는 모습은 충격적이면서 기괴하기까지 하다. 나이 차이가 꽤 나지만 루이스는 도로시에게 "난 당신만을 사랑할 뿐이에요. 다른 사람들에겐 전혀 관심 없어요."라거나 바다에 빠진 폴 브레트를 구하면서 "당신은 그를 좋아하고, 그가 죽으면 힘들어할 테니까요."라는 말을 내뱉는 걸 보면 이런 사랑이 과연 가능하긴 할지 이해가 되진 않는다.

완전범죄는 밝혀지지 않고 할리우드의 촉망받는 스타가 되고 오스카상까지 수상하는 영예를 누리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결혼한 도로시와 폴 부부 곁에서 사는 생활을 이어간다. 도로시로부터 영원히 떨어지지 않겠다는 듯. 영화로 제작해도 좋을 만큼 빠른 전개와 독특한 소재를 담고 있는 소설이다. 아마 프랑수아즈 사강의 섬세한 필치로 그려내서 상투적이지 않게 이야기가 전개되었는데 루이스의 애정결핍이 도로시를 만나면서 그녀에게만 집중되었고 도로시가 행복할 수 있다면 살인도 저지를 수 있는 위험한 인물임에는 틀림없다. 그런데 범죄는 묻히고 할리우드 스타로 상까지 받는 전재는 불편할 수 있다. 그럼에도 반전으로 끝난 결말은 그녀만의 소설의 힘이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