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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알면 다르게 보이는 일본 문화 2 : 56인의 덕후가 바라본 일본 이야기

 

알면 다르게 보이는 일본 문화 2

 

 

가깝고도 먼 나라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일본은 지리상으로 가깝지만 심리적인 거리감이 큰 나라다. 기본적으로 집요하게 문화 콘텐츠에 파고든 군국주의나 가부키, 게이샤, 스모, 혼네 문화가 그렇고 지속적인 독도 영유권 주장, 역사왜곡 망언들, 방사능 오염수 방류 문제 등 이해하기 힘든 일들이 벌어진다. 그들의 이중성을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이해하고 정치와 분리하며 바라봐야 하는지 솔직히 혼란스럽다. 겉으론 웃으며 맞이하지만 언제든 뒤통수를 치는 혼네 때문에 더욱 그런지도 모르겠다. 일본 불매운동 여파로 여행객이 끊겼던 대마도에서 한국인은 안 받는다는 간판을 내걸었던 걸 보면 아직까지도 일본은 멀게만 느껴진다. 그럼에도 이 책은 일본에 관한 전문가인 56명이 덕후의 시선으로 썼다.

일본 관계 개선은 역사왜곡 없이 사실 그대로 배우며 진심 어린 사죄와 반성,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일 때 이뤄질 수 있다. 지금처럼 우경화된 상태로 도발하고 망언하며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한 어렵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문화를 이해하는 첫걸음은 역사로부터 시작되고 이후에 문화, 경제, 종교, 문학, 스포츠를 알아가면서 가까워진다. 고등학교 시절 읽은 "일본은 없다"를 통해 처음 일본이 우리와 얼마나 다른지를 알게 되었고 일본 애니메이션과 음악, 게임을 줄기차게 보고 들으며 즐겼던 것 같다. 하지만 역사를 제대로 알게 되고 일본에서 일어나는 우경화의 폐해가 심각해지면서 같은 동양권이지만 너무나도 다르게만 느껴졌다. 이질감이 크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다.

대부분 일본에 대한 이미지는 별반 다르지 않을 텐데 예전부터 일본인을 마네키네코 즉, 고양이의 습성과 닮아있다고 생각했다. 또한 수백 년 된 회사가 존재할 만큼 장인 정신이 뛰어나며, 스토리텔링으로 각 지역마다 특색 있는 정취와 문화, 전통이 살아있다. '정서와 이미지로 본 일본'은 문화 속에서 갖고 있는 일본은 어떤 나라인지에 대해 알아본다. '교육에 새겨진 일본의 언어와 행동 문화'는 차이점과 공통점을 발견하는 재미에 조금은 가까워진 듯싶었다. 사회생활, 커피와 차, 음식문화, 문학, 스포츠, 애니메이션, 정치와 역사, 여행 등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일본을 알기에 폭넓은 지식과 깊이 있는 내용으로 파고들기에 정말 잘 구성된 책이다.

그 어떤 선입견이나 편견 없이 있는 그대로의 일본이 갖고 있는 문화를 알아야 차이점과 공통점을 비교해 볼 수 있다. 단지 역사적 사실과 극우 세력의 망언이나 정치적 도발 때문에 질리더라도 잘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알게 모르게 일본으로부터 어떤 영향을 받고 있는지 알아야 잘못된 것을 바로잡을 수 있다. 사실 건축, 출판/인쇄, 법령 쪽만 봐도 외래어가 아닌 일본식 표현이 많다. 일제강점기 이후 뿌리 깊게 남은 잘못된 표현을 계속 쓰는 걸 보면 참 무서운 일이다. 하나의 단면만을 가지고 일본을 전부 이해할 수 없듯 56명의 덕후를 통해 바라본 일본 문화를 이 책으로 알아가면서 심리적 장벽과 거리감을 허무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