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 자신이 경험해 보지 않은 한 다른 세계를 완전히 안다고 말할 수 없다. 직접 현장에서 체험으로 얻은 몸의 기억만큼 확실한 정보도 없을 것 같다. 단지 피상적인 현상이나 정보만으로 보고 모든 것을 판단한다는 건 매우 위험한 일이다.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한 것처럼 "진정한 참여를 유도하려면 가슴으로 느끼게 해야 합니다. 이 모의 체험이 특별한 이유는 이것을 통해 공감이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크로스로스의 모의 체험에 참여한 참가자들은 문제 해결을 위해 질문을 던짐으로써 근본적인 원인을 찾고 해당 당사자에게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제시해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책상머리 위에선 어떤 해결책을 내놔도 현장과의 괴리감을 좁힐 수 없다. 무조건 현장에 가봐야 안다.
날로 발전하는 최첨단 기술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신할 것이란 우려가 있지만 인간이 가진 능력을 완전히 대체하진 못한다. 자율주행 자동차가 도로 위에서 주행하기 위해 수많은 데이터를 필요로 하고, 경비원이 경험으로 얻은 지식을 인공지능은 습득하여 적용하기란 어렵다. 몸으로 체화된 지식은 유연하고 어떤 상황에서든 원활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해준다. 융통성을 발휘한다는 건 인간만이 가진 특징인 것이다. 장인들이 위대한 건 수십 년간 몸으로 단련한 지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다. 높은 학벌보다 한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한 사람은 "생활의 달인"처럼 몸이 기억하는 대단한 능력을 갖게 된다는 말이다.
이 책으로 다시 증명이 된 것 같다. 머릿속으로 달달 외운 지식보다 현장 경험은 많은 것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학원에서 기술을 배워 실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해도 실무에선 다양한 상황과 업무가 주어진다. 결국 수많은 경험을 해봐야 아는 것들이다.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고 기억하려 할 때 몸은 뇌와 동등한 파트너라는 점은 확실하다." 오랜 경력을 무시하지 못하는 이유가 그들은 이미 경험해 봤기 때문에 능숙하게 대처한다. 일을 추진할 때 베테랑이 필요한 건 분명한 노하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도 기술직이 더욱 우대받고 몸으로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처우가 좋아졌으면 한다. 그 무엇도 인간의 몸으로 체화된 지식을 따라올 수 없다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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