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주말농장에서 3평 남짓 되는 작은 텃밭을 가꾸고 관리하는 것도 생각처럼 되지 않을 때가 많았다. 그럼에도 작은 평수에서 각종 쌈 채소와 가지, 호박, 배추, 무, 옥수수 등이 잘 자라줘서 뿌듯했던 기억이 있다. 반면 화분은 생각보다 쉽지 않아 시든 경우가 많았다. 정원이나 식물은 좋아하면서도 막상 키우려니 나와 맞지 않나 싶었는데 이 책에서 저자는 원예의 기본부터 해야 할 일을 정확하게 알려주었다. 초보자라도 이 책을 교과서 삼아 따라 해도 될 만큼 씨앗을 심고 가꾸고 저장하며, 공짜로 씨앗을 받아내는 과정 등 정원사라면 알아야 할 모든 지식들이 총망라되어 있다. 텃밭이든 정원이든 자연과 함께 한다는 사실이 너무 좋았다. 거저 주는 자연은 가꿔주는 만큼 보답해 주기 때문이다.
실생활에도 도움이 되는 굉장히 유용한 책이다. 초보자가 도전해도 좋을 만큼 식물에 대한 사랑이 전해졌다. 한 번 실패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선순환 속에 밑거름으로 다시 도전해 보고 볼 일이다. 이 책에서 허브의 유용성을 알았는데 벌레를 퇴치해 주는 허브 중 민트와 바질, 세이지 등은 파리와 곤충이 오는 것을 막아준다고 하니 주방 근처에 키워두면 좋을 것 같다. 그 외에도 농작물을 수확하고 저장하는 것부터 닭을 키우고 양봉하는 법까지. 마치 시골에 내려가 귀촌 생활을 하면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알려주는 것 같다. 사실 귀촌/귀농이 아니더라도 알고 실천하면 좋을 법한 원예 기술이라 실용서로 활용하기에 매력적인 책이었다.
저자의 오랜 노하우로 매우 간결하면서 필요한 정보만 전해주기 때문에 무엇 하나 군더더기가 없다. 독자가 알고 싶어 하는 부분만 발췌한 것처럼 하나하나의 과정과 설명들이 실제 이 책으로 활용할 때 그림이 그려진다. 필요한 도구들은 무엇이고 각 식물들마다 가꾸기 위해 무얼 해야 하는지 알 것 같다. 식물을 가꾼다는 건 고된 노동을 동반하지만 아무런 잡생각이 나지 않아 그 자체로 즐거운 노동이다. 잘 가꿔놓은 정원을 바라볼 때의 뿌듯함은 고생한 시간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자연을 내 안마당으로 들여놓은 것처럼 사시사철 보여주는 아름다움은 마음을 정화시킨다. 식물로 유용하게 스프레이를 만든다거나 활용하기 좋은 팁 등 여러모로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 서평(Since 2013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평] 식물의 은밀한 감정 (0) | 2022.06.13 |
---|---|
[서평] 공감하는 유전자 : 삶의 방향을 바꾸는 인간의 생물학적 본성에 대하여 (0) | 2022.06.12 |
[서평] 뇌가 아니라 몸이다 : 생각하지 않고 행동하는 몸의 지식력 (0) | 2022.06.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