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갓 졸업한 후 짧은 인턴 생활이 생각난다. 아르바이트 경험도 없었고 아직 군대를 가기 전이라 사회생활을 전혀 몰랐다. 어느 날 저녁, 원장님과 담당 선생님이 함께 어느 식당에서 식사 자리가 마련되었다. 원장님이 슬며시 휴가 얘기를 꺼냈는데 담당 선생님에게 되물어보지 않고 내 멋대로 답한 이후 어색해져서 남은 인턴 기간 동안 겉돌았던 적이 있다. 지금 생각해도 가슴을 쓸어내릴 만큼 모든 것이 서툴렀던 시기였다. 사회 초년생이 이 책을 미리 읽었다면 적어도 실수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대부분 사회생활이든 직장 생활은 인간관계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말 한마디나 행동이 그 사람의 모든 인상을 결정짓기 때문이다. 뭐든 선을 잘 지키고 무던해야 오래갈 수 있다.
선을 넘기 시작하면 웬만큼 실력이 뛰어나지 않는 한 사람들로부터 외면받기 십상이다. 결국 나쁜 평판을 듣고 동료와의 사이가 멀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인관계에서 지켜야 할 선이 있는데 가끔 보면 아무 생각 없이 내뱉는 사람들이 있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말투 하나에도 조심스러워해야 한다. 딱 적당히 거리를 두고 내 할 일은 확실하게 끝내는 게 제일이다. 특히 인사를 주고받는 기본부터 지나친 사생활 캐기는 삼가는 게 좋다. 예의범절 교육은 가정에서만 가르치는 게 아니다. 어느 정도 사회생활 경험을 쌓고 나면 저절로 어떻게 처신해야 하면 좋은지 알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 중도 선이 어디까지인지 알아챌 수 있다. 그걸 지키지 않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까지 스트레스받고 힘든 것이다.
서로 모르는 사람이 모여 하나의 프로젝트를 위해 협업하며 일한다는 게 보통 대단한 작업이 아니다. 서로 발맞춰 목표를 완수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생각을 모으는 작업에서 자기도 모르게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선을 넘어버리면 그땐 갈 때까지 간 것이다. 둘 중 하나는 퇴사를 해야 할 만큼 격해진 감정은 조직을 위태롭게 하는 행동이다. 대개 선이란 개인이 감당할 만큼의 영역을 뜻한다. 상사에겐 체면을 세워주거나 아래 직원이 잘 따라올 수 있게 관리하는 일 모두 선을 지키는 가운데 이뤄져야 한다. 듣기에 따라 어려운 듯 보이지만 사실 기본적인 도덕관념에서 보면 어려운 일도 아니다. 인간관계를 개선하고 싶다면 이 책에 적힌 방법을 실천해 보면 바로 답이 나올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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