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 신체 기능이 감소한다는 건 알고 있지만 오십부터 인생의 마지막을 이야기한다면 슬플 것 같다. 어느 누구든 건강이 허락하는 동안 꾸준히 사회활동을 하며 성공적인 노년을 맞이하고 싶을 것이다. 이 책은 왜 7~80대 할아버지, 할머니를 인터뷰한 내용을 담았는지 생각해 보았다. 그들이 겪은 경험담을 통해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삶의 지혜를 얻기 위해 노인의학 관점에서 논리적으로 풀어냈던 거였다. 노년과 죽음이 밝고 희망찬 주제와는 거리가 멀어서 선뜻 노년에 겪게 될 이야기를 해줘도 머리와 마음에 와닿지 않은 부분도 있다. 인생이라는 게 어디 계획대로 흘러간다는 보장이 있을까? 우연과 우연이 겹쳐 알 수 없는 일이 인생인데 참 무거운 주제다.
30여 년간 노인의학과에서 수많은 환자들을 만나왔기에 수많은 삶과 죽음 속에서 나이 듦이 우리에게 어떤 성찰을 주는지 독자들에게 있는 그대로 알려주고 싶었을 것이다. 그래서 아쉬웠던 건 환자를 바라보는 의사나 간병인의 관점으로 쓰다 보니 거리감이 느껴졌다. 대부분 노년이 되면 하나둘 질병에 노출된다. 코로나19처럼 치명적인 경우 죽음을 한달음에 찾아온다. 끝이 어떻게 될지 그 누구도 모르지만 건강하게 살다 자연스럽게 눈을 감고 싶을 것이다. 한정된 삶을 살아가면서 남은 인생은 계획대로 살기 보다 우연과 우연이 겹치는 일에 도전해 보면서 후회 없이 하고 싶은 일을 다하며 지혜롭게 건강도 챙기면서 의미 있는 삶이기를 바란다.
오십이면 이제 인생의 절반을 살아온 셈이다. 이제 몇 2~30년 후면 노년이 될 나이이기 때문에 철저하게 자기 관리를 해줘야 한다. 때를 놓쳐서 후회하지 말고 이 책에 나온 수많은 환자들처럼 되지 않기 위해 건강만큼은 잘 챙겨야겠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미래엔 실버산업이 크게 발달될 텐데 비슷한 나이대의 누군가와 진지하게 마지막을 이야기하는 시간도 소중할 것 같다. 사람은 자신이 건강할 땐 천년만년 살 것처럼 살지만 잘 생각해 보면 그건 우리의 착각이다.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게 인생인데 차근차근 나이가 든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하나씩 건강을 지키기 위한 공부를 실천으로 옮긴다면 노년엔 적어도 무리 없이 활동하다 끝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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