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론적인 귀결법은 자기계발서의 전형적인 서술 방식이라 딱 질색이다. 단정지어서 결론을 정해버리면 다른 가능성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어져 버린다. 누구든지 이미 결과가 드러난 뒤엔 그래서 그랬다고 말하기 쉽다. 별다른 동기부여가 생기지도 않고 허공에 흩어져 버릴 뜬구름 같기에 잘 와닿지 않는다. 책 제목은 잔잔한 에세이 형식에 깊은 울림을 줄 것 같았는데 실상은 지겹도록 봐왔던 속 빈 강정의 자기계발서라니. 요즘처럼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는 시대엔 독자들이 읽고 생각해볼 여지를 주는 게 좋다. 이미 우린 수많은 정답들 속에 지쳐있다. 정답 프레임을 빗겨가면 이루 셀 수 없을만큼 다양한 생각들이 넘쳐나는데 왜 하나의 길, 하나의 정답이 아니면 안 될까?
부제처럼 온전한 나로 살려면 최대한 가진 것들 비워내야 한다. 비워낸 후엔 이제 다른 생각들이 오가며 곰곰히 되돌아볼 여유가 생기게 마련이다. 나를 찾아가는 여정은 그리 쉽게 찾을 수 있는게 아니다. 수많은 질문과 깨우침 없이는 세상 유혹에 우린 흔들리기 쉬운 존재들이다. 나이가 들수록 더욱 인생의 여백이 필요한 이유다. 바쁘게 살아온 자신에게 여백을 줘서 쉬도록 허락한다면 다시 일어설 힘도 생긴다. 어제와 다를 바 없는 오늘을 우린 순간 속에 살아간다. 내 경험과 재능이 오늘을 사는 버팀목이 되어준다. 다른 사람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신념이 확고하다면 그것이 바로 나로 산다는 증거다.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이 세상에서 조금은 가볍게 살아도 좋지 아니한가.
시험 문제와 달리 인생에서는 대입시킬 때 반드시 똑같은 아웃풋이 나오란 법이 없다. 여러 조건과 운이 합쳐서 나온 결과를 각 개인에게 그대로 적용시킨다는 것만큼 위험한 생각이 있을까? 같은 결과를 바라보고 따라해봤는데 뜻대로 나오지 않으면 탓할 건 자신 밖에 없다. 가뜩이나 복잡한 사회를 살아가면서 수많은 정보와 지식들이 쏟아져 나오는 시대에 방향이 문제였을 뿐이다. 순간마다 선택해야 할 일들이 많다. 그때는 옳았지만 지금은 다를 수 있다는 유연한 생각으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 생각해볼 시간이 우리에겐 필요하다. 여백이 크면 클수록 과거보단 미래를 바라볼 공간이 생기기 때문이다. 급하지 않게 천천히 느릿느릿 걸으면서 자연도 둘러보고 주변도 챙기면서 가면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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