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에 누가 아무리 위로해 줘도 무너져버린 마음의 병은 쉽게 낫지 않는다. 우울증에 걸려본 사람이라면 저자가 보인 증상에서 자신을 투영하듯 아픈 기억이 떠오를 것이다. 큰 걱정 없이 대기업에 다니며 회사 생활에도 익숙해질 무렵 스타트업의 스카우트 제의를 덥석 받아든 선택이 잘못이었을까? 결국 스타트업에서 짧은 생활은 악몽이 되었고 퇴사 후 스스로의 선택을 자책하며 심한 우울증에 빠져들었다. 사소한 집안일에도 예민해졌고 온몸의 기력이 모두 빠져나간 듯 무기력한 생활을 보내야 했다. 불안 증세는 심해져서 한순간 커리어가 무너져 버렸다는 생각에 더 깊은 우울의 늪으로 빠져드는 저자를 보며 제대 후 심한 열등감과 우울감이 심한 채로 보냈던 내 이십 대 초중반을 보는 것 같았다.
다 지나고 나서야 깨달은 사실은 살아있는 한 어떻게든 살게 되어있다는 것이다. 우린 매번 수많은 선택을 하고 그중에 몇 번은 후회를 하며 산다. 우울증에서 빠져나오려면 주변의 지속적인 관심과 자신을 되찾으려는 마음 관리가 필요하다. 그래서 심하면 심리 상담 치료도 받으면서 기나긴 우울의 늪에서 빠져나와 다시 도전해 보겠다는 마음의 전환이 스스로 솟구쳐야 한다. 기다려주고 마음이 치유받을 시간을 충분히 주는 것도 잊지 말아야겠다. 어쭙잖은 위로의 말들은 때론 당사자에겐 상처가 되고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때가 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뻔하고 형식적인 말이 아니라 조용히 다독거려주거나 손을 잡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된다. 제일 힘든 사람은 바로 당사자일 테니...
저자가 제안하는 희미한 우울과 우울을 안고 살아가는 이들을 위한 행복 제언은 다음과 같다.
· 잘 살려고 하지 않기
· 힘을 빼고 살아가기
· 초라한 마음을 보듬어주기
· 나의 세계를 돌아보기
· 지나간 일은 덮어두기
· 내가 원하는 것 알기
· 힘든 때는 지나간다는 것을 믿기
물론 개개인마다 다르겠지만 힘을 낼 수 없을 때 힘을 내지 않아도 괜찮다는 따스한 말들이 오히려 힘이 될 때가 있다. 모든 것은 다 지나가게 되어 있듯이 답답한 내 얘기를 들어줄 사람이나 책이 있다면 우울에서 빠져나올 수 있지 않을까? 우울증은 정말 소리 없는 무서운 병이다. 심한 우울증의 깊은 심연에 빠져들면 누군가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듯 마음이 병들면 안 좋은 생각만 하게 되는 것 같다. 따뜻한 볕이 드는 어느 공원에 나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가만히 멍 때리면서 생각해 보면 나도 무언가 할 수 있겠다는 긍정적인 신호를 감지하게 될 것이다. 사실 우린 별것 아닌 일에 목숨 걸고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그 보상심리로 자신을 가둬버렸는지도 모른다. 이 책을 읽으며 우울증에서 이겨내기를 바란다.
'· 서평(Since 2013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평] 식탁 위의 외교 : 음식이 수놓은 세계사의 27가지 풍경 (0) | 2022.12.10 |
---|---|
[서평] 땅은 거짓말하지 않는다 (0) | 2022.12.09 |
[서평] 지금, 당신의 일을 시작하라 : 독립적 인간으로 사는 첫 번째 스텝 (0) | 2022.1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