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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당신의 발밑에는 피렌체보다 화려한 부여가 있다

 

당신의 발밑에는 피렌체보다 화려한 부여가 있다

 

백제의 수도였던 부여에 대한 첫 기억은 작은 도시지만 역사의 숨결이 살아있다는 점이다. 부소산성에서 정림사지, 궁남지로 이어지는 거리가 직선으로 뻗어있어서 걷기 편했는데 국립부여박물관에 전시된 부여의 복원도를 보니 계획도시로 질서 정연하게 건설했음을 알 수 있었다. 백제의 문화유산이 숨결이 살아 숨 쉬는 부여는 금강을 가로지르면 백제문화 단지가 웅장하게 옛 영광을 재현하고 있어 꼭 가볼 만한 곳으로 손꼽힌다. <당신의 발밑에는 피렌체보다 화려한 부여가 있다> 다소 긴 제목의 이 책은 저자와 함께 떠나는 인문 답사 여행이라 해도 손색없다. 우리가 몰랐던 부여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만나볼 수 있었고 그 안에는 역사와 특산품을 품고 지역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부여를 떠올릴 때 부소산성, 낙화암, 궁남지 정도가 전부다. 시내도 그리 크지 않아서 아기자기한 느낌을 받는데 더 깊게 들여다보면 화려한 백제 문화가 꽃피웠던 곳이며, 금동 대향로와 함께 대표적인 문화재인 구세 관음상과 백제 관음상이 출토된 곳이다. 역사가 함께하는 도시가 뿜어내는 아름다움은 어디에 비할 수가 없다. 이 책을 쓴 저자들이 추천하는 1박 2일 여행 코스는 저마다의 매력이 있어서 그 발자취를 따라다니다 보면 부여의 매력에 푹 빠져들 것 같다. 가볼 만한 곳도 많고 예전에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을 만큼 찾고 싶은 공간들이 있어서 다음에 부여로 여행 가게 된다면 들러보고 싶다. 도심지에서도 부여만의 매력을 간직한 채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음식점들도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

사실 이 책을 읽고서 부여가 더욱 빛나 보였고 가볼 만한 곳이 참 많다고 느끼게 되었다. 대부분 대표적인 관광지 몇 곳만 보고 지나치는데 잘 몰라서 찾지 않은 탓이다. 백제교 건너편 규암로엔 현대적이고 젊은 감각으로 재창조한 공간들이 많았다. 부여만물상, 책방 세간, 수월옥, 부여 청년창고, 나무모리, 북토이, 패션 스튜디오 홍조, 목면가게·부여서고, 선화핸즈, 부여제철소, 수북로1945, 다올 전통찻집, 시월 등 언제부터 형성되어 있는지 모르겠지만 도시재생을 위한 공간으로 재탄생하여 이 규암로 덕분에 부여를 다시 찾고 싶어졌다. 책 제목처럼 어쩌면 이를 발견한 사람들로 인해 화려하게 빛나고 있는 듯하다. 그 안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펼쳐놓은 이야기보따리가 많을까? 부여가 바로 그런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