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에 큰 관심이 없더라도 작년부터 올해까지 잇따른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로 인해 자영업자와 서민들의 고통지수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40년 만에 찾아온 나쁜 인플레이션의 여파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에선 기준 금리를 상향 발표로 빅 스텝을 밟는다. 한국도 금리를 연일 올리면서 문제가 생겼다. 금리 인상은 영끌한 세대가 값아야 할 이자가 그만큼 커졌다는 뜻이다. 게다가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면서 역전세 현상도 빚고 있다. 공공요금도 함께 올라 그 어느 때보다 비싼 물가를 체감하고 있다. 이러한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된다면 언제 경기 침체로 이어지더라도 전혀 이상하지 않게 되었다.
"인플레이션이 높아지는 나라는 통화가치가 하락하고 환율이 오르기 쉽습니다. 그러면 수입 물가가 더욱 오르고, 인플레이션은 더욱 심해지는 악순환이 발생합니다. 결국 한국은행은 금리 인상에 더 속도를 내야 합니다."
경제 메커니즘을 이해하려면 국제경제를 알아야 하는데 '불가능한 삼위일체' 또는 '트릴레마'라고 부르는 개념이 있다. 자유로운 자본 이동, 안정된 환율, 통화정책의 주권인데 이 세 가지를 동시에 다 가질 수 없다는 뜻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환율과 금리를 적절히 나눠서 희생하는 전략을 취하는데 일본처럼 극단적으로 낮은 금리를 유지하려면 안정된 환율을 완전히 포기해야 한다. 책을 읽고 있으면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는 악화일로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형국이다. 한국 경제의 큰 버팀목이었던 반도체 수출이 6개월째 부진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 암울하게 들리는 이유다.
"에너지 가격이 대폭 오르면 수입 물가도 크게 상승해 교역조건이 나빠집니다. 원가가 대폭 상승하기 때문에 무역을 통해서 버는 돈이 줄어듭니다."
환율 변동에 민감을 반응을 보이는 이유도 전 세계 경제에서 환율, 달러 환율이 굉장히 중요하게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환율 변동 폭에 따라 달러화 부채 상환 부담 비율이 극명하게 엇갈리기 때문이다. 미국 사례를 들면 1980년대 초반에 미 연준이 살인적인 긴축에 나서면서 대량 실업을 유발했고 이는 곧 물가 안정과 낮은 실업률로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일단 경기가 살리려면 실업과 인플레이션의 상관관계를 알아둘 필요가 있다. 경제는 변수가 많고 기존 사례들로 미래를 예측할 뿐이다. 금리 인상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는 통찰을 이 책에서 얻을 수 있기 바란다. 그래서 어려운 시국을 돌파할 수 있는 지혜를 다 함께 모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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