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인간진화생물학부 객원 교수, UCLA 데이비드게펜의과대학 교수이자 생태학·진화생물학과 교수인 바버라 내터슨 호로위츠와 과학 전문 기자인 캐스린 바워스의 공저인 이 책은 와일드후드 시기의 동물들을 관찰하고 기록함으로써 매우 통찰력 있는 설명으로 흥미를 자아내고 있다. 우리는 흔히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사춘기를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부르며 청소년기에 가진 경험이 독립된 어른으로 성장하는 발판이 되어준다. 재미있는 점은 종과 상관없이 동물과 인간의 청소년기는 매우 비슷한 특징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충동적이고 위험을 자초하는 성향이 강하며 아직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포식자들의 주요 표적이다. 이제 우리는 우르술라와 슈링크, 솔트, 슬라브츠의 와일드후드 여정을 통해 청소년기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본다.
"진화의 세월 동안 모든 종이 경험하는 유년기와 성인기 사이의 시기를 우리는 '와일드후드'라 부르기로 했다."
의심의 여지없이 놀라운 책이다. 심층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만큼 생생하고 매혹적이다. 문장마다 빛나는 표현력으로 동물들의 행동들을 관찰하면서 얻은 정보를 완벽하게 전달해 내고 있다. 동물이나 인간이 태어나 자라서 어른으로 성장하기까지 겪는 성장통을 이보다 더 설득력 있게 이해시켜주는 책은 없었던 것 같다. 정독할 만한 가치가 충분한 책이고 내가 자라온 과정들을 반추해 보게 된다. 청소년기에 유독 가출과 방황을 하며 불안, 감정 기복, 우울감으로 빠져들기 쉬운 시기다. 자신의 사회적 지위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힘들게 사회적 통증을 겪어낸다. 생각해 보면 누구나 비슷한 경험을 한 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인기와 지위에 10대 청소년들이 집착하는 이유는 불안하기 때문이다.
"지구상 모든 동물은 번듯한 어른으로 성장하기 위해 안전 확보와 사회적 지위 협상, 성적 욕구 제어, 어른으로서의 자립 등 4가지 기술을 반드시 배워야 한다."
이 책은 안전, 지위, 성, 자립으로 나눠 동물들의 성장과정을 읽는 것만으로도 재밌다. 우리들이 모르고 있던 동물들의 생존 방식을 알게 되었고 같은 측면에서 인간도 다를 바가 없다는 사실은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큰 소득이다. 이 시기에 반드시 안전 확보, 사회적 지위 협상, 성적 욕구 제어, 어른으로서의 자립이라는 4가지 기술을 배워야 오롯이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걸 알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사회적으로 자립하기 위해 겪는 과정이며, 홀로서기를 위해 부모로부터 독립하려면 스스로를 돌보며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와일드후드는 생애 주기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로 부단한 기술 연마와 경험 축적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간다. 인간이 어떻게 성장하는가에 대한 깊은 통찰이 돋보이는 책이다.
"모든 생명체에게 성장이란 지나온 날들을 뒤로하고 미지의 미래로 나아가는 것이다. 시험을 치르고 기술을 연마하고 경험을 축적하다 보면 정확하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어느 순간 안전과 사회성, 성적 자신감, 자립심이 모두 충분히 발달해 점차 외부의 타인이나 다른 동물에게 시선이 향하게 된다."
'· 서평(Since 2013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평] 인생은 어떻게 이야기가 되는가 (1) | 2023.06.07 |
---|---|
[서평] 마지막 기초영문법 : 내 인생 영문법 공부에 더 이상의 좌절은 없습니다 (0) | 2023.05.26 |
[서평] 울 : 사일로 연대기 (0) | 2023.05.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