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현재 애플TV에서 방영 중인 <지하창고 사일로의 비밀>이라는 드라마의 원작이다. 디스토피아 세계관 속에 거대한 사일로에 갇힌 사람들은 진실은 가려지고 통제를 받으며 살아간다. 바깥세상이 어떻게 변해가는지조차 모른 채 치명적인 독소로 가득 찬 대기로부터 살아남았다는 안도감에 144층 사일로라는 세상이지만 비밀에 대한 의문을 품은 자들이 생겨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발각되는 당사자는 '청소형'에 처해져 최고위층 스크린을 통해서 볼 수 있었던 바깥세상으로 나가 곧 죽음을 맞이해야 한다. 원작도 흥미로웠지만 드라마는 훨씬 역동적이면서 사일로 세상을 현실감 있게 그려냈다. 비밀에서 접근한 자는 복종할 것인지 아니면 진실을 밝혀낼 것인지 선택을 해야만 한다.
보안관인 홀스턴과 컴퓨터 천재인 그의 아내 앨리슨이 폭동 기간이 지워진 100년 전 하드디스크를 발견하는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주인공 격인 줄리엣이 차기 보안관으로 선정되었는데 그녀는 기게 부에서 일하는 베테랑으로 사일로 발전기 해결 문제로 사활을 걸고 있다. 디스토피아 세계관을 가진 소설들은 먼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경고하고 있다. 144층 사일로에서 생존한 사람들은 나름의 규칙을 갖고 있는데 임신조차 허락을 받은 자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규칙을 어기고 잘못된 행위가 발각되면 당장 '청소형'에 처해진다. 사일로 내에서도 층 단위로 계급이 존재하며 각자의 역할과 직업을 갖고 있다.
사일로 연대기는 <울>, <시프트>, <더스트> 삼부작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진실을 알고자 하는 사람들의 투쟁을 그리고 있다. 사일로에 갇힌 사람들은 진실을 알 권리가 있으며 이젠 사일로에서 벗어나기 위한 사투가 펼쳐진다. 일부 사람들에게 공유되었던 진실을 알려고 하는 시도는 위험을 무릅써야 하는 일이었다. 사회적으로 부족할 것 없었던 홀스턴과 앨리슨 부부가 '청소형'으로 희생당한 장면은 사일로 연대기를 상징적으로 그리고 있는 장면이다. 부조리한 현실에서 우리는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판단할 수 있을까? 생존을 위해 복종할 것인가 아니면 반드시 진실을 밝혀내야 할 것인가. 이 책은 가상세계를 그리는 작품이지만 소설이 가진 몰입감과 흡입력이 놀라웠다. 원작과 함께 <지하창고 사일로의 비밀>을 시청하면 더욱 재미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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