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입는 옷에서 색상은 언제부터 쓰이기 시작했을까? 역사를 알고 보면 재미있는 사실들이 많다. 고대 로마에서는 노란색을 여성만을 위한 색으로 쓰였고, 검은색은 애도를 위한 색으로 쓰였다. 또한 바다 달팽이의 분비선에서 추출한 염료인 티리안 보라색은 희소성이 높아 황제와 왕족만이 소유할 수 있었다. 종교에선 색상에 상징성을 부여하곤 했는데 흰색은 순수함을, 빨간색은 그리스도의 피를, 파란색은 성모 마리아를 상징하는 의미로 쓰였다. 화려한 색상일수록 왕족이나 궁인, 귀족들을 위한 의복에 쓰였는데 산업혁명 이전까지는 특정 계층만을 위한 특정 색깔의 옷을 입을 수 있다는 규정이 있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역시 일반 서민들은 주로 흰색을 입었던 걸 보면 색상에는 분명 상징성을 부여했다.
이렇게 색상에 따라 신분과 계급을 나눴지만 산업혁명 이후에 대량생산이 가능해지면 의복의 형태도 다양해졌다. 과감하게 색상을 쓰면서 이젠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게 된다. 패션 산업의 발전은 천연 소재가 아닌 인공 소재와 대량생산으로 인해 폭발적인 증가를 가져왔다. 색상 속에는 성별, 종교, 정당, 관습, 아이돌 팬덤 등 중요한 의미와 상징성 등 서로를 구분 짓는데 효과적으로 사용되었다. 이 책에도 색과 관련된 재미있는 역사적 사실들을 들려준다. <패션, 색을 입다>에서 다루는 색상은 Black, Purple, Blue, Green, Yellow, Orange, Brown, Red, Pink, White 등 10가지로 패션 산업과 무관한 업종에 종사하더라도 이야기를 읽는 재미가 꽤 쏠쏠할 것이다.
각 색상이 가진 의미와 이 색상을 구하게 위해 안료와 염료를 어디서 얻었는지 알아가는 과정이 흥미롭다. 초기에는 자연으로부터 재료를 얻어 추출했을 텐데 구하기 어렵고 복잡하기 때문에 값어치가 높았고 서민들보단 왕가와 귀족 계층들이 입는 의복에 소비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고 신분을 표시하는 용도로 활용된 것이다. 색상이라는 것을 인지학 관점에서 보면 빠르게 구분해 내기에 더없이 좋은 방법이다. 신호등을 봐도 빨간색은 위험과 정지, 노란색은 경고와 주의, 초록색은 안전을 의미한다. 화장실도 파란색은 남성, 빨간색은 여성으로 쉽게 구분 지을 수 있다. 컬러와 패션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 이 책은 풍부한 상식으로 당신을 이끌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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