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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스페인, 너는 자유다

 

자유를 갈망하는 영혼들에게 손미나라는 이름은 도전의 아이콘이자 닮고 싶은 인물이다. <스페인, 너는 자유다>가 처음 펴낸 건 2006년인데 그로부터 17년이 지나 재출간되었다. 그 사이에 많은 것들이 달라졌는데 스페인이라는 나라에 관심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특히 한 번쯤은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고 싶다거나 사그라다 파밀리아, 카사 바트요, 구엘 공원 등 안토니오 가우디의 건축물이나 스페인이 낳은 천재 화가인 피카소, 고야, 달리 등의 작품을 만나보고 싶은 생각을 갖게 했다. 사람에겐 어떤 계기를 맞이하거나 어릴 적 겪었던 강렬한 경험이 인연의 끈이 되어 다시 찾게 되었을 때 감회가 크나 보다. 운명처럼 스페인 연수와 휴직 기간 동안 가진 유학 생활은 그녀의 삶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스페인 유학 생활의 경험을 담은 <스페인, 너는 자유다>로 일약 베스트셀러가 된다. 곧 KBS 퇴사 후 여러 책을 펴내며 여행 작가가 되었고 스페인 현지에서도 인터뷰를 진행하며 스페인어 방송에 출연하기도 한다. 바르셀로나 대학교에서 공부했고 스페인 국왕 시민 십자 훈장까지 받게 된다. 그녀 때문이 아니더라도 산티아고 순례길이 되었든 아니면 안토니오 가우디의 건축물을 보기 위해서라도 가보고 싶은 나라가 되었다. 30대 초반, 스페인에 오랫동안 머물면서 얼마나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생소한 경험을 해봤을까? 동경의 대상에 머물렀던 스페인을 피부 가까이 느끼고 잘 알게 되면서 그 나라를 사랑하게 되는 건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한국 문화와 다를 수밖에 없는 스페인에 스며들며 인생의 전환점을 만들었다.


굳이 이 책을 읽고 부럽다는 감정을 느끼진 않았다. 직접 가보진 않아도 약간의 간접경험이 되었으니. 30대 초반에 낯선 이국에서 새로운 경험을 겪으며 꿈의 퍼즐을 맞춰나갔을 그녀가 느낀 감정과 매일매일 멋진 경험을 했을 그녀와 똑같을 수 없겠지만 아마 평생에 있을까 말까 한 일이지 않을까 싶다. 그때의 추억과 친구가 되어준 사람들, 현지 곳곳의 풍경들은 아스라이 명멸해가는 노을처럼 꿈같은 시간이었다. 마치 자신에게 맞는 옷을 입은 듯 스페인은 제2의 고향처럼 다가왔고 낯선 이방인에서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발견하는 소중한 순간들이었다. 그녀가 얘기하듯 "나의 의지대로 선택한 길을 감으로써 나의 꿈과 나의 인생을 내가 직접 디자인할 수 있다는 용기와 자신감을 얻었다는 것이다." 이 말에 모든 것이 담겨있다.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 자신의 결정으로 선택하며 일말의 후회 없이 살아내는 용기는 무엇으로 바꿀 수 없는 값진 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