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전국 곳곳을 누비면서 임진왜란 전적지를 답사하며 발굴한 저자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우리 역사에서 1592년 발발한 임진왜란은 매우 중요한 전쟁이었다. 선조들은 침략한 왜구에 맞서 싸우다 장렬하게 전사하였고, 이름 없는 영웅들이 들풀처럼 일어나 의병대를 조직하여 왜구를 물리치기 위해 목숨을 내놓으며 싸웠다. 우리가 잊지 않고 역사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는 다시는 같은 역사가 반복되지 않기 위함도 있고, 흔적이 남아있음으로 후세에 사는 사람들이 교훈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몇몇 유적지는 제 모습을 잃은 채 개발 논리와 지역 간 이해타산 속에 훼손되고 방치되었다는 사실은 씁쓸할 뿐이다. 우리나라의 역사도 이렇게 소홀히 여기는데 중국과 일본에서 자행되는 역사 왜곡에 당당할 수 있을까?
문득 이 책을 읽으면서 임진왜란 답사 여행을 코스별로 일정을 짠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예전에 역사 답사 여행을 해본 적이 있는데 실제 그 지역으로 가서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니까 이해가 쏙쏙 되고 기억에도 오래 남는다는 점이 좋았다. 또한 이 책을 읽으면서 임진왜란 중 모르는 전투가 많다는 걸 알았다. 근데 답사 현장에 대한 기록과 함께 읽으니까 현실감 있게 다가왔다. 과연 임진왜란 당시 이 땅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현장에 직접 가보는 것만큼 좋은 방법도 없다. 이해를 돕기 위해 인물 이야기와 무기 이야기를 중간에 실어서 임진왜란을 깊게 들여다볼 수 있었던 부분도 괜찮았다. 임진왜란을 다룬 수많은 책이 있었지만 이 책에서 언급한 전적지를 기회가 되면 가보고 싶었다.
이 책은' 1부 반침략 투쟁의 현장을 찾아', '2부 조선에는 이순신이 있었다', '3부 의병의 궐기, 깨어나는 한반도', '4부 반격의 서막', '5부 다시 시작된 전쟁 마침내 이룬 승리'로 각각 사건 순서대로 구성하였다. 임진왜란 전적지를 아이와 함께 가도 좋고 역사의 현장을 느끼고 싶다면 찾아가도 좋을 것 같다. 생각해 보면 임진왜란 중 이순신 장군과 권율 장군, 곽재우 의병장 외에는 다른 곳에서 벌어졌던 전투에 대해 알고 있는 사실이 별로 없다. 분명 치열한 싸움이 벌어졌던 역사인데도 생소하다. 새삼 느끼지만 역사를 보존하고 지켜나가는 일이 관심에서 멀어지면 어려운 일이라는 거다. 이 책을 통해 임진왜란의 역사를 발굴하고 방치해서 초라한 모습만 남은 유적들은 재정비되기를 바란다. 재조명 받아야 할 영웅들은 얼마나 많을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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