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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이주, 국가를 선택하는 사람들 : 이주는 빈곤, 기후 위기, 고령화사회의 해법인가, 재앙인가

이주, 이민, 이입, 이출 등 개념의 혼선을 피하려면 용어 정의를 명확히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할 필요가 있다. 이주는 상거소(상시 거주하는 곳)가 행정 경계를 넘어 변동될 때를 말하며, 국제 이주에서 이입은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것이고 이출은 국내에서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이주자의 범주를 어디까지로 한정 지을 것인가다. 이주 노동자 중 노동 이중자를 고숙련과 저숙련으로 분류하고 강제 이주자는 주로 출신국에서 폭력이나 박해를 피해 이주한 사람들을 말한다. 이들을 우리는 '난민'이라 하는데 망명 신청자는 난민 지위 지위를 신청한 뒤 난민 인정 결정을 기다리는 사람으로 국적국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 우리나라에선 불법 체류자에 대한 거부감을 갖고 있는데 이들은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입국한 뒤 비자 기한이나 거주 허가 기간을 넘긴 채 오래 머무는 이주자인 경우가 많다. 

자국에서 일어난 내전, 정치적 문제, 빈곤과 폭력을 피해 망명 신청한 난민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합법적으로 입국하더라도 장기 체류하여 공장이나 농장에서 일하는 불법 체류자에 대한 문제, 그들이 저지른 범죄에 대한 인식 등 부정적인 이슈들로 인해 혐오하는 현상까지 생기고 있다. 근데 백인과 흑인, 동남아에 따라 다른 반응을 보이는 것도 흥미롭다. 지금은 대한 외국인과 귀화한 외국인이 많아져서 사람들의 인식이 개선되었다고 하지만 만약 대규모 이주가 이뤄진다면 우리 사회는 수용할 준비가 되어있을지도 의문이 든다. 종교적 갈등으로 빚어진 충돌은 여전히 존재한다. 앞으로 빈곤, 기후 위기, 고령화사회가 국제적 이슈로 부각될 때가 문제다. 그래서 저자는 이주와 이입민들에 대한 오해를 풀기 위해 22가지 사례를 들어 아주 상세하게 실제 역사적 사실을 들어 설명하고 있다.

인종적·문화적·종교적 다양성은 역사적으로 전례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한다. 이민자, 난민을 포함한 이입민들의 증가에 따른 것으로 영국 총리가 된 리시 수낵은 인도계 출신으로 210여 년 만에 최연소 총리가 된 사람이다. 서구 사회를 보면 자국민이 아닌 사람이 수장이 된 사례들이 많아지고 있다. 다양성을 인정하고 서로 양립할 수 있다는 생각은 번번이 강경 보수주의자들의 불관용, 극단주의 성향의 종교 지도자들에 의해 충돌을 빚어왔다. 역사적으로 보면 수많은 민족들의 이동이 있었고 사회에 편입된 사례들이 무수히도 많았다. 단일 민족이란 환상을 지우면 세계는 결국 다민족 문화였다. 우리가 이 책을 읽고 깨달아야 하는 지점은 결국 세계는 서로가 섞이면서 살아가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무지성의 편견과 오해가 사회적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면 앞으로의 미래를 위해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