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보지 못한 숲>은 처음에는 난해하게 읽혔지만 마지막에 숲을 빠져나온 현수와 미수가 눈 내리는 교도소 밖에서 재회했을 때는 총천연색으로 채워진 느낌이었다. 게임처럼 미션을 완수하고 버그가 되어 세상을 떠돌아다니는 소년은 보스의 손에서 벗어나 수개월째 방황중이었다. 그러다 M이 있는 곳을 발견하고 한달치 월세를 낸다는 조건으로 계약서를 쓰지 않은 채 방 하나를 얻는다. M이 있는 곳으로 몰래 생활용품을 갈아준다. 미수는 광화문 빌딩 중 한 곳에서 보안요원으로 근무하고 있었고, 그 곁에는 같은 보안요원인 윤이라는 남자친구가 있었다. 서로 같은 공간에서 마주볼 수 있는 위치에 자리하여 근무를 섰다. 서로가 사랑할 때도 있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소원해져갔다.
어느날 퇴근해서 엘리베이터를 탈 때 키작은 소년이 회색모자를 쓴 채 살짝 올라다본 것이 기억에 남았던 미수는 외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진실을 알게 된다. 그에게는 남동생이 있었는데 12년전 가스폭발사고로 죽은 줄로만 알았던 그 남동생 현수가 사실은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삼촌 가족이 조작한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 소년은 보스 밑으로 들어가 지하세계에서 일하게 되었던 것이고, 생면부지 떨어져 지내야 했던 것이다. 진실을 알게 된 미수는 백방으로 수소문하여 현수를 찾고, 경찰서에 허위 사망자 사건 신고를 접수하게 된다. 보스로부터 도망치라는 메세지를 무시하고 미수의 주거지인 708호에 들어가 방 청소도 하고 망가진 다리도 수선한 뒤 엘리베이터를 내려올 때 미리 알고 있었다는 듯 형사들에게 잡혀간다.
미수는 현수를 교도소에서 만나게 되고 면회때 겨울용품 등 필요한 것을 건네준다. 1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현수가 출감할 때 교도소 밖에서 미수와 만나게 된다. 두 남매의 비극적으로 살아와야했던 삶에 마침표를 찍는 날이다. 그들에게 숲은 행복한 삶을 살아가지 못한 시간들에 대한 환상이고 보상이자 피난처인 것이다. 더 이상의 슬픔이나 비극은 없기를 바라면서 한동안 서로를 마주보며 손을 맞잡은 채 웃음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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