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마디 말로 이성을 사로잡는 대화법이라니 솔깃한 문구가 아닐 수 없다. 소개팅을 나가면 이성과 대화를 나눌 때 고구마 줄기법을 알았더라면 수월하게 이야기의 실타래를 풀어갔을지도 모른다. 첫 만남에서 피해야할 질문을 미리 숙지했더라면 입에서 나오려고 할 때 꾹 참고 넘겼을 것이다. 아나운서 이숙영이 가르쳐주는 남녀대화법은 역시 라디오 DJ로 단련된 말솜씨처럼 빨려들 듯 재밌게 읽을만한 책이다. 모두가 이성과의 연애에 성공하고 싶어한다. 이성을 만나면 무엇을 어떻게 말해야 모르는 사람들에겐 지침서와 같은 책이다. 따지고보면 사람만나서 즐겁게 대화나누고 인연을 만들어가기 위한 대화법, 즉 수사학의 일부를 차용한 내용이지만 그래도 인류의 영원한 숙제인 남녀가 사랑을 키우기 위해 대화가 얼마나 중요한 지를 보여준다.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처럼 조심해야 할 질문들이 있다. 특히 정치, 종교, 지역을 주제로 떠오르면 같은 코드를 가진 사람이거나 서로 친하지 않으면 감정을 상하게 하고 급기야 싸움으로 번질 수 있는 민감한 주제들이다. 진/보수에 대한 성향이 확고하고 팽배하게 흐르면 그 사람에 대한 인식이 확 바뀌어 버린다. 책에 소개된 에피소드처럼 결혼까지 생각하면 만났던 사람도 정치적인 성향을 짙게 내뱉는 바람에 관계가 끊나기도 하고 매력적으로 보였던 사람도 고리타분하게 느껴지는 결과를 낳는다. 대화를 나눌 때는 확고한 자세보다는 유연하게 말하는 법을 배워둘 필요가 있다. 딱 잘라 선을 긋기보다는 오는 사람 붙잡고 가는 사람 잡지 않는다는 애정당 사명처럼 예선전엔 왠만하면 모두 받아들이고 본선에선 진중하게 고려해보라는 말은 아주 현실적인 말이다. 때론 이상형의 기준을 높게 잡다보면 그 기준에 미달하는 사람은 아무리 사람이 좋고 매력적이더라도 놓쳐버리니 말이다. 읽을수록 공감가는 에피소드들을 즐겁게 읽다보면 비법들을 저절로 숙지해버린다. 내가 이래서 안 생기는구나! 아차 싶었다. 이성을 끌어들이는 요소들이 많은데 그동안 바쁘게 사느라 소홀했구나 싶었다. 남자들은 유독 대화를 이끌어가는 기술이 서툴다. 공통관심사나 내가 좋아하는 일이 아니면 서툰 대화법 때문에 실수도 저지르기 십상이고 효과적으로 대화를 나눌 수 없게 한다. 지나친 긴장감과 주도적으로 대화를 나눠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실수라도 하지 않을까 싶어서 쭈뼛쭈뼛 하곤 한다. <불변의 남녀대화법>은 이성 앞에서 얼음처럼 굳어져버리는 사람들이나 연애에 서툰 사람들 모두 부담감없이 내용에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기 때문에 실전에서도 사용해봄직한 비법들이 모두 담겨있다. 맘에 드는 이성이 있다면 책에 있는 내용을 참고해서 좋아한다고 고백해볼 수 있는 용기가 생기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지금 당장 연애에 빠지고 싶은 모든 애정당원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하는 책이다.
'· 서평(Since 2013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평] 더 리버 : 강과 아버지의 이야기 (0) | 2013.10.29 |
---|---|
[서평] 저가항공 컨설팅북 1 :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라오스 편 (0) | 2013.10.28 |
[서평] 노동계급은 없다 (0) | 2013.10.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