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정치 속에서 희망을 기대할 수 있을까? 매번 우리는 배신을 당해왔다. 투표로 뽑아놓으면 국민 위에 군림하며 몸에 밴 관료주의에 젖기 마련이다. 책에서 와닿았던 부분은 '보따리 장사꾼'처럼 대선을 몇 달 앞두고 당을 빠져나와 창당하는 정치인을 빗댄 말인데 헌정 이후에 뽑은 정당만 해도 A4 8장을 채운다고 한다. 사실 당 이름이 바뀌어도 너무 많이 바뀐다. 머릿속에 잠시 스치는 당 이름만 해도 수십개에 달할 정도이니 우스갯소리로 말하자면 앞으로 당 이름을 지을 때도 굉장히 고민스러울 같다. 국민들이 정치를 외면하게 만든 것은 정치가 바로 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리사욕과 이익 앞에서는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 국민의 삶과 질을 높일 수 있는 일을 하는 국회의원이나 공무원은 언제쯤 볼 수 있을까? 아직까지 후진국형 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한 구태스런 정치때문에 예전에는 정치 얘기만 들으면 잘 들으려고도 하지 않았다. 정확하게 말하면 관심이 없었다고 말해도 좋다. 하지만 나이를 한 두살 먹어가면서 정치가 삶에 개입하기 시작하고 영향을 주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조금씩 정치 얘기들이 귀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팟캐스트가 큰 역할을 했는데 결국 정치문제는 내가 살아가는 현실 속의 문제라는 걸 인식하기 시작했다. 현실 정치라는 말을 자주 한다. 즉, 정치라는 것은 우리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법과 제도를 개선해나감으로써 좀 더 나은 삶을 추구하도록 돕는 것을 말한다. 우리는 항상 보수 아니면 진보로 양분되어 서로가 서로를 적대시하며 헐뜯고 비난하기에 열을 올린다. 분단, 휴전 상태라는 특수한 상황을 악용하여 세대간, 지역간 갈등을 증폭시킨다. 국론분열은 상대방을 인정하려 들지 않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하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보다는 모두 다 잘못되었다고 하니 대화가 이뤄질리가 없다.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보수와 진보가 함께 공존하기 힘든 것일까? 보수든 진보든 원래 의미가 변질되다보니 갈등의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계속 덧나고 있다. 국가발전을 위해서라면 양쪽이 함께 나아가야 '더좋은민주주의'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갈등과 대립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상황이다. 이럴 때일수록 한쪽으로 치우쳐서 반대편을 공격하는 일이 과연 올바른 일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안희정의 진심>을 읽으면서 중도를 걸어가는 일이 얼마나 힘든가라는 생각을 해본다. 비단 정치 뿐만 아니라 현명하게 처신하고 올바른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양쪽의 생각을 들어봐야 한다. 그들이 무슨 생각을 갖고 있는지 분노와 미움이 넘쳐나는 이 시대에 더 좋은 민주주의를 만들기 위해서 바꿔나가야 것들에 대한 그의 소신을 들을 수 있었다. 그가 보여준 충청남도지사로서의 행보도 같은 선상에 있다. 보수단체와 만나 대화를 나누고 그들과 소통하면서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그의 소신있는 얘기들은 참 정치가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편견에 사로잡혀 눈과 귀를 막고 들을려고 하지 않기 보단 '더좋은민주주의'가 우리 땅에 뿌리내리길 진심으로 바라는 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보길 바란다.
'· 서평(Since 2013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평] 옛 사람들의 걷기 (0) | 2013.12.13 |
---|---|
[서평] 뇌력혁명 (0) | 2013.12.08 |
[서평] 나는 성과로 말한다 (1) | 2013.1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