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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나는 한국경제보다 교육이 더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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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만나기 전부터 한국에서의 교육이 점점 병들어져가는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었다. 마치 보이지 않는 터널에 갇혀서 끝없이 제자리 뜀박질만 하는 것 같은 줄달음이 반복되고 있다. 경제의 불평등과 부의 편중에서 오는 양극화가 심해져갈수록 신분상승의 통로는 오로지 좋은 대학를 거쳐 대기업에 들어가는 길 밖에 다른 대안을 찾지 못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선행학습을 시키고 12년이라는 긴 레이스의 키핑 테이프를 끊는다. 글로벌이라는 미명 아래 우리말보다 먼저 영어를 배워야했고 방학 때는 무리를 해서라도 유학을 보낸다. 서로가 사교육 시장에 내몰려서 하다보니 내 자식을 학원에 보내지 않으면 괜히 미안해지고 경쟁에서 뒤떨어지는 건 아닐까라는 불안감을 가지게 된다. 학원들은 부모들의 아이들 교육의 불안감을 이용해서 이익을 얻는 구조로 귀착되어 버렸다. 수능정책은 매년 바뀌고 대학입시요강은 모두가 귀를 기울여야만 한다. 이대로 교육이 지속되면 괜찮을걸까? 우리는 뉴스에서 심심치 않게 어린 학생들의 자살소식을 듣는다. 성적비관, 왕따, 우울증 등등 이유도 다양하지만 그들의 공통점은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누구도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고 오직 좋은 성적만을 강요당하고 있다. 생각해보면 1등은 1명 뿐인데 모두가 1등이 되겠다고 달려드는 셈인데 교육조차 양극화가 심해서 돈이 많을수록 양질의 좋은 교육을 받고 거액의 등록금을 내는 사립학교를 가는 학생과 일반 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으로 구분된다. 저자는 정신과의사로 일하면서 이들을 아주 가까이에서 지켜본 경험을 바탕으로 신랄하게 한국에서의 교육이 태생적으로 갖고 있는 문제점을 하나하나 양파 껍질 벗기듯 짚어내고 있다. 대부분 지금까지 생각해 온 점과 맞아떨어져서 공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한국 교육이 이렇게 병들어지게 된 원인과 역사까지 체계적으로 설명해주고 있다. 과도한 사교육비 때문에 부모들은 노후대비를 하지 못하고 신분상승을 하기 위한 다른 통로가 없으니 내신성적부터 수능까지 점수 하나에 일희일비하는 상황까지 오게 된 것이다. 상당히 현실적인 문제제기라서 교육에 관련된 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나 지금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들이라면 이 책에 나오는 얘기들을 귀담아 들어보길 권한다. 간만에 좋은 책을 만나서 기분이 좋았고 여러번 꼽씹어 볼만한 얘기들이 많았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누구나 1등이 되는 것도 아니고 누구나 서울대에 입학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내 아이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남들이 들려주는 그들의 성공스토리만 귀담아 들을려고 한다. 그래서 주변의 엄친아와 비교하고 성공스토리가 모든 가정에 있는 자녀에게도 통하는 것처럼 일반화시키는데서 비극은 시작되는 것이다. 아이들의 일상은 어떠한가? 학교, 자율학습, 학원, 야간학습, 등교라는 패턴을 계속 반복해야 한다. 모두가 모범생이고 공부를 정말 좋아해야 한다. 아직까찌 <교실이데아>와 <열맞춰>, <날아라 병아리>에 나오는 가사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한 답답한 교육이다. 성적으로만 학생의 모든 것은 구별되고 눈에 띄는 모든 활동은 차단시킨다. 아이들이 공부에 부담감을 느끼지 않도록 창의적인 학습과 열린 교육이 절실하다. 문법 위주의 제2외국어 교육에서 탈피해서 좀 더 재밌게 영어나 일본어, 중국어를 배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들이 실생활에서 자주 쓰이지 않는 단어나 문법을 달달 외우게 하지 말고 실제 외국인과 만나도 간단한 대화 정도를 나눌 수 있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 개개인이 개성과 능력, 끼를 발견할 수 있는 동호회 활동과 역사 교육, 예의범절 교육, 성 교육, 경제 교육, 봉사활동, 운동 등 모두 12년간 익혀야 할 교육이다. 아이들이 공부하는 기계로 전락해버린 이 시대에 아이들이 사회 속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어른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수능 위주로 초점을 맞춘 시스템을 재편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취업모집요강에서 학력, 성별, 나이 등에 제한을 두는 조항을 삭제해야 한다. 취업시 차별이 사라질 때 취업 잘 되는 학부로 재편성된 대학들이 바뀔 것이고 초중고등학교의 교육시스템이 변할 것 같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교육받는 아이들이 진심으로 부럽고 여전히 변하지 않는 한국의 교육시스템은 숨이 막힐 지경이다. 나조차 그런 교육시스템에서 다시 배우라고 하면 진저리 칠 것 같다. 비효율적인 대한민국의 교육이라는 데 공감하고 이제는 변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한국 교육의 실체를 통렬한 문제제기로 써내려간 이 책을 강력추천한다. 




나는 한국경제보다 교육이 더 불안하다

저자
최환석 지음
출판사
참돌 | 2013-12-05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경제보다 더 비효율적인 대한민국 교육의 실체 이 책은 경쟁과 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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