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처럼 가업을 잇는다는 건 쉬운 결정이 아니다. 어릴 적부터 부모의 생활을 지켜봐왔고 그 일이 얼마나 힘들고 고된 작업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것이 바로 자식들이다. 그래서 나보다 힘들지 않고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직업을 갖길 원하는 것이 부모들의 마음이다. 이웃나라인 일본은 가업을 잇는 기업들이 참 많다. 대개 몇 십년부터 몇 백년까지 그들은 전통을 유지하려고 하고 가업을 잇는다는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 그런 마음가짐을 갖고 제품을 만들다보니 양질의 제품이 나오는 것이고 사람들이 알아서 찾아오는 명소가 되기도 한다. 한국에서 가업을 잇는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두가지 정도로 나뉘어서 생각해볼 수 있는데 하나는 오랜 고민 끝에 결정한 것이겠지만 누구보다 이 일을 잘 알고 부모보다 더 크게 발전시킬 수 있다는 믿음일 것이다. 부모보다 좋은 교육환경에서 자라났고 생각이 스마트해서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존에 갖고 있었던 문제점을 개선해나가 자신만의 것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경제가 불안해지다보니 취업 보다는 가업을 잇는 것이 현실적으로 나은 대안이라고 생각해볼 수도 있다. 책에 소개된 청년들은 대개 똑부러진 성격에 자신만의 생각이 확고한 청년들이다. 공부를 더 열심히해서 부모보다 더 나은 지위의 직업을 갖을 수도 있었지만 그들은 부모의 뒤를 잇기로 했다. 책에 나온 곳들은 대개 성실하게 일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들이다. 대장장이, 시계수리공, 농부, 족발, 떡장수, 두석장 등 3D에 속하는 직업군인데 아무런 군말도 없이 부모가 쌓아온 노하우를 흡수하기 위해 배우면서 일하는 그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밝다는 공통점이 있다. 자신들이 직접 선택한 길이기 때문에 후회나 아쉬움은 없다. 단지 부모가 평생을 바쳐 일군 일터에서 일하면서 그 전보다 더욱 부모에 대한 존경심을 갖게 되었고 자신들의 일을 사랑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는 말이 있다. 어떤 직업은 귀하고 어떤 직업은 천하지 않다는 것이다. 또 한 편으로는 이들이 부럽기도 하다. 기본적으로 일자리 문제는 해결된 셈이니 말이다. 게다가 직원이 아닌 승계자로서 일하니 자부심 또한 클 것 같다. 읽는내내 흐뭇한 이유도 그들의 진심이 담겨있었고 책 사이사이에 나온 그들의 얼굴 표정 하나하나가 바로 일은 저렇게 즐겁게 보람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 시대를 사는 청년들에게 귀감이 되는 책이라서 과연 대상을 받을만한 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업가적 마인드를 갖춘 청년들이라면 더 넓게 바라보면서 일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비전이 있고 사랑과 따뜻함이 공존하는 일터에서 부모와 일하는 느낌은 어떤지 새삼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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