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금융위기 이후로 명예 퇴직한 사람들이 쉽게 선택한 분야가 바로 요식업, 식당업, 외식업으로 분류되는 식당 창업이다. 퇴직금만 믿고 시작한 식당은 창업을 하기 위한 아무런 준비없이 했다가 여기저기 현실적인 문제들과 자금난 속에 결국 폐업하는 패턴들을 많이 봐왔다. 정부가 2013년에 펴낸 <국세통계연보>의 통계자료를 보면 2011년 신규 창업한 점포수는 99만 4천개, 폐업한 점포수는 84만 5천개로 무려 폐업율이 85%에 이른다. 우리 동네만 보더라도 같은 자리에 몇 개월, 몇 년을 주기로 간판이 바뀌는 식당들을 자주 보게 된다. 식당 창업은 돈만 있다고 해서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생활의 달인>이나 <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에서 소개된 식당 사장님들만 보더라도 얼마나 고되고 힘든 일인지 알 수 있다. 책에서 소개한 곱셉의 법칙처럼 먼저 튼튼한 체력이 있어야 하는데 0 아니면 10으로 이 일을 감당할 체력이 없으면 시작하지 말아야 한다. 다음으로 따뜻한 마음을 갖고 있느냐다. 식당은 하루종일 손님을 상대하는 서비스 업종이기 때문에 고객들을 대할 때 마음가짐, 태도, 인사가 중요하다. 본인이 평소에 잘 웃지 않는 타입이거나 사람들과의 교류를 불편해 한다면 시작하지 말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차가운 머리를 갖추느냐다. 식당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지식이 필요한데 모든 노하우들은 하루 아침에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경험과 노력으로 자신만의 지식과 노하우를 갖출 수 있다. 기본 1에서 시작하지만 자신의 노력 여하에 따라 5가 될 수 있고 8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을 다 곱해서 80점을 넘으면 식당 창업을 기본 준비가 된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10(체력) x 8(마음가짐) x 1(지식)이 되어야 식당 창업을 시작할 조건을 갖춘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식당은 정말 아무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하다못해 붕어빵(잉어빵) 장사도 소규모 자본으로 시작할 수 있는 일이지만 사전에 갖춰야 할 장비며, 재료들이 필요할 것이고 일단 붕어빵을 만드는 연습부터 선행되어야 한다. 하루종일 서 있거나 돈을 조금 투자해서 1.5톤 트럭을 산 사람들은 앉아서 일을 한다. 요즘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후기들이 올라오기 때문에 이들의 경험담으로 과연 내가 할만한 일인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식당 창업을 위해 준비하는 사람들이 읽거나 지금 식당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초심으로 돌아가 식당을 운영하기 위해 기본이 무엇인지 깨달았으면 좋겠다. <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부터 식당 실태를 고발하는 내용들은 하나같이 충격적이다. 주방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과연 이것을 사람이 먹으라고 하는건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남은 반찬들을 재탕하고 원산지를 속이고 재료를 속인다. 심지어 위생상태도 불량하고 식기도 제대로 씻지 않는다. 그들은 단지 장사하면서 돈을 받는 것이 주목적이지 음식을 파는 사람들이 아닌 것이다. 튼튼한 몸과 차가운 머리는 갖췄지만 마음가짐은 0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양심을 속이면서까지 과연 그런 음식들을 식당을 찾아온 손님들에게 내놓을 수 있을까?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이기는 식당의 비밀>은 <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에서 나온 한 착한식당의 주인이 한 말처럼 자신이 먹는 음식이라는 생각으로 손님들에게 대접한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식당을 운영한다면 손님들의 발길은 저절로 알아서 찾아오게 될 것이다. 그 초심을 유지하느냐 아니면 이윤과 마진 생각하면서 더 값싼 재료로 속인다면 어느새 손님들의 발길은 뚝 끊길 것이다. 하나의 식당은 운영하는 것은 참 힘든 일이다. <이기는 식당의 비밀>은 가장 기본적인 부분을 설명하는 책이다. 내가 여기에 나온대로 철칙을 세워 지켜나갈 수 있으면 도전해볼만 하겠지만 준비가 될 되어있고 최소한 식당에서 알바해 본 경험이 부족하다면 섣불리 시작하지는 못할 것이다. 내가 아는 지인 중 한 사람은 철저하게 기초부터 준비해서 지금은 카페를 운영하고 있고 다른 지인은 한식조리사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창업을 위해 열심히 준비중이다. 식당 창업은 결코 만만한 일도 아니고 단지 음식만 잘한다고 해서 되는 일도 아니다. 크든 작든 식당 창업을 위해 뛰어든다면 이 책을 교본 삼아서 준비한다면 최소한의 실수는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처음부터 욕심 내지 않고 몇 개월을 버틸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시작하는 것이 실패 위험을 줄일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소규모 창업으로 경험과 노하우를 쌓는 것도 좋은 선택이라고 본다. <이기는 식당의 비밀>은 지금 식당 창업을 계획하거나 준비하는 모든 사람에게 추천하는 책으로 한 번쯤은 꼭 정독해보길 바란다. 식당 창업하기 위해서 놓쳐던 부분이나 간과했던 항목이 있다면 다시 재점검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 서평(Since 2013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평] 리브 바이 나이트 : 밤에 살다 (0) | 2014.02.08 |
---|---|
[서평] 조선시대 책과 지식의 역사 : 조선의 책과 지식은 조선사회와 어떻게 만나고 헤어졌을까? (0) | 2014.01.30 |
[서평] 12억 인도를 만나다 (0) | 2014.01.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