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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내 이름은 술래




"나는 돌아왔다. 돌아오기까지 걸린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다. ... 많은 것을 길 위에서 잃어버렸다."라는 인상적인 문구로 시작하는 이 소설의 주인공은 술래로 아버지는 숨바꼭질 놀이를 할 때 부르는 노래처럼 잘 안들리는 소리나 보이지 않는 것도 보고 들을 수 있는 특별한 사람이 되라는 의미에서 이름을 지어주었다고 한다. 술래는 살아있으면서 죽은 아이, 죽어있으나 살이있는 아이 술래에 대한 이야기다. 이미 8살에 죽었던 술래는 2년만에 다시 집으로 돌아온 부분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집 주변에 항상 짜장면 냄새가 진동하였는데 그 짜장면을 좋아하는 아이는 다름아닌 북에서 탈출한 소년 영복이였다. 엘레베이터에서 다시 마주쳤을 때 영복이와 그 후로 친하게 지내게 되었고 월남전에 참전했다가 어린 남매를 죽인 죄책감을 안고 철거될 집에 혼자 사는 박필순 할아버지 그리고 남의 담장을 넘어 똥을 누는 순간 마주쳤던 어린 아이의 지능을 가진 노인 광식이에 대한 이야기에 대한 내용이다. 술래는 생전에 아버지와 궁합이 잘 맞았던 사이로 서로를 너무나 아껴며 누구보다 각별하게 지내온 사이였다. 8살에 유괴범으로부터 납치되어 죽었는데 2년이 흐른 후 어떻게 된 영문인지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도 모른 채. 그러다 어느 날엔가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로 어딘가에 살아있을 어머니를 찾고 싶었졌고 잘 알고 지내던 사이인 영복이와 박필순 할아버지가 도와준 덕분에 결국 어머니가 사는 곳을 찾게 된다. 소설에 나오는 인물들을 보면 모두 사연과 상처를 안고 사는 인물들이다. 영복이는 북에서 동생과 어머니를 잃고 탈북한 소년인데 그 당시에 받은 충격과 상처가 너무나 커서 그때 기억을 모두 잃고 싶어하는 아이다. 박필순 할아버지는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다가 낙오자가 되지 않으려 무고한 두 어린 소녀를 죽인 후부터 매일 트라우마에 시달릴 정도로 고통을 받으며 살아간다. 어린 아이의 지능을 가진 광식이라는 노인은 엄청난 빚 때문에 사랑하는 딸을 잃은 기억이 있다. 마치 주인공 술래처럼 살아있으나 죽어있는 삶이고 죽었으나 살아있는 삶이다. 서로의 상처를 따라가다보면 하나로 합쳐지는 부분을 발견한다. 누구든 잊고 싶은 과거가 있다. 그 기억을 들춰내면 마음의 상처가 너무 깊어서 아프기 때문이다.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자신과 비슷한 이유를 가진 서로에 대해서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하고 혼자만 간직하고 있던 비밀들을 털어놓고 의지하기 시작한다. 그들에게 있어 희망이라는 것은 아주 작고 사소한 것이지만 희망을 버리지 않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본다. 철거에 몰린 마을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와 죽음을 다루는 이야기로 읽는 내내 무거운 분위기에 우울한 책이지만 그래도 서로를 대해는 따뜻함과 작가 특유의 섬세한 감정묘사로 인해 잘 읽을 수 있었다. 




내 이름은 술래

저자
김선재 지음
출판사
한겨레 | 2014-02-28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한겨레출판 문학웹진 [한판] 연재작 우리는 모두 누군가에게 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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