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징대학살은 당시 중국의 수도인 난징을 일본군이 점령한 1937년 12월부터 1938년 1월까지 6주동안 26만명 ~ 35만명의 시민들이 살해당한 것으로 추정된 사건이다. 불과 지금으로부터 77년전에 벌어진 사건이다. 이 책에 기록된 내용들은 차마 인간이 저지른 일이라고는 도저히 믿겨지지 않는 기록들이 적혀있다. 사람 죽이는 일을 놀이처럼 시합을 벌였다거나 산 채로 생매장하고 어린 소녀부터 할머니까지 윤간한 뒤 자신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즉사시켰다고 하는데 난 도저히 이들을 인간이라고 볼 수 없다. 악마의 탈을 뒤집어쓰고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무고한 시민들을 죽인 것이라면 모를까 아무리 전쟁중이라지만 사람이길 포기한 살인귀의 칼날에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그 6주동안 죽어나갔다. 아직까지 일본은 전범자들이 묻혀있는 야스쿠니에 신사참배를 강행하고 있다. 그래서 국가적 차원에서 역사교과서를 통해 역사왜곡을 정당화하는 일본의 뻔뻔함에 분개하게 된다.
책표지를 한 장 넘기면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 과거를 되풀이한다."라는 미국의 철학자 조지 산타야나의 말은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역사는 기억되는 자들에게만 기억되는 유물이 아니다. 우리가 과거를 잊는 순간 그 역사적 사실의 진실과 의미조차 모른 채 기억된다는 것이 무섭다. 왜곡되고 조작된 얘기들이 진실인냥 믿고 배운다면 얼마나 큰 재앙이 될 지 안봐도 뻔하지 않은가? 책을 읽으면서 여러모로 화가 났다. 바로 일본인들의 수치심 모르는 뻔뻔함 때문이다. 그 당시 무자비하게 살인을 저지른 자들이 아직까지도 버젓이 살아있고, 당당하게 숨쉬며 살아간다는 게 믿겨지지 않았다. 그만큼 책에 기록된 일본군의 만행은 끔찍하고 잔인했다. 731부대의 인체실험만큼이나 전쟁의 광풍으로 휘두른 이 기록들을 절대 잊지 말아야겠다. 후대에 난징대학살을 다룬 영화들이 개봉되었는데 <진링의 13소녀>와 <존 라베 : 난징대학살>, <난징! 난징!>이 대표적이다.
왜 우익단체는 엄연한 역사적 사실이자 부끄러운 자국의 만행인데 이를 밝혀내 알리고자 하는 사람들을 압박하고 위협을 가하는가? 감춰진다고해서 감춰지는 게 아니다. 부끄러움을 모르고 무엇이 진실인지 분별하지 못한다면 인간이길 포기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워낙 포로들이 많아서 일본군을 다양한 방법들은 이들을 죽여나갔다. 산매장을 시키거나 가슴 위까지 묻게 한 뒤 그 위를 탱크로 지나가고 산 채로 개에게 먹이로 던져주는 일까지 차마 글에 다 담지 못할만큼 잔혹하게 살해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무카이 토시아키와 노다 타케시 중위가 겨룬 100인 목베기 시합이었는데 일본 신문에까지 보도되어 자랑스럽게 일본도를 들고 서있는 이들의 모습을 부각시킨다. 아이리스 장은 악마로 변한 이들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군대와 다를 바 없는 일본 교육제도에 있다고 보았다. 권위에 무조건 복종하도록 가르치고, 무차별적인 폭력에 노출시켜 명령에 따르는 존재로 크다보니 이런 방식으로 입영된 이들은 살인병기로써 무자비하게 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되버린 것이다. 전쟁이라는 특수상황이 이들을 살인마로 내몰리게 했다.
영화에도 소개된 존 라베는 독일 나치군인인데 쉰들러리스트처럼 수십만명의 중국인을 구해낸 인물이다. 이들을 구하기 위해 직접 히틀러에 전보를 보내고, 자신의 목숨을 걸고서라도 식량을 구하는 등 일본군에 당당히 맞서서 중국인을 구하기 위해 앞장선 것이다. 유대인을 학살한 나치와 중국인을 구한 나치라는 이 상황을 보면 개인이 어떤 상황에 속해있느냐에 따라 인간이 가진 잔혹성이 드러난다고 보았다. 난징대학살을 다룬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도 잊지 말아야 할 역사가 있음을 분명히 기억해야 할 것이다. 요즘처럼 주변 국가에서 역사왜곡을 노골적으로 벌이고 있을 때 올바른 역사적 사실을 배워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매우 가치있는 역사 보고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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