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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안도 다다오 일을 만들다 : 나의 이력서




일본의 유명 건축가로 명성이 자자한 안도 다다오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로 비슷한 시기에 나온 구마 겐고의 책보다는 가독성이 훨씬 좋았다. 어려운 가정 형편때문에 대학 진학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의 건축에 대한 열의는 전공서적을 일 년안에 독학으로 독파하게 한 원동력이었다. 단지 책으로만 공부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건축기행을 하면서 교토나 도다이사, 히로시마 평화기념 자료관 등 일본 건축의 진수를 이해하고 싶어서 부지런히 돌아다니면서 봤다고 한다. 이때가 1963년으로 22살이던 안도 다다오는 본인만을 위한 졸업여행으로 오사카에서 시코쿠로 건나가 규슈, 히로시마를 돌아 북쪽 기후에서 도호쿠까지 직접 눈으로 보고 배운 그 시기가 안도 다다오 건축의 기초를 닦아 둔 중요한 경험이 되었음은 이후 학생들을 위해 기획한 서머스쿨을 통해서 입증된 사실이다. 사실 우리가 배운 전공 혹은 기술은 실무를 경험함으로써 자신만의 노하우를 축적시킬 수 있다. 본인의 꿈인 건축가가 되기 위한 열정이 최선의 결과를 낳은 셈이다. 


노출 콘크리트 기법을 대중화시킨 안도 다다오. 그가 만든 작품을 보면 창의적이고 주변 환경과 잘 어우러진 건축 디자인에 감탄하게 된다. 화려하지 않아도 건축의 본질을 이해한 사람만이 만들 수 있는 독창적이고 현대적인 감각이 돋보인다. 책에도 소개된 그의 작품들은 독학으로 배운 사람이라고는 믿겨지지 않을만큼 정교하고 군더더기가 없다. 일본을 대표하는 건축가인데도 소박하고 털털한 그의 진심을 이 한 권의 에세이에서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건축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안도 다다오의 이름을 다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어떤 길을 걸어왔고 어떤 과정을 통해 지금의 위치에까지 오르게 되었는지 편안하게 읽을 수 있도록 책 판형도 한 손에 쥘 정도다. 책을 읽다가 기억에 남는 장면이 둘 정도 되는데 그의 쌍둥이 동생처럼 권투를 배워 17살때 복서로 데뷔했다는 것과 상당 중인 어느 날 의뢰인으로부터 "당신은 1급 건축사입니까?"라는 질문을 받은 후 2급 건축사에 이어 1급 건축사 자격증까지 단번에 합격했다는 사실이다. 겉으로보면 왜소할 것만 같은 그의 인상을 단 번에 날려준 복서는 그가 물러서지 않고 강인한 의지로 실행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가져다 주었고, 독학으로 시작한 건축했던 그에게 목표를 심어준 1급 건축사라는 질문을 받은 후 엄청난 노력으로 자격증을 취득하게 된 것이다. 20대 초반인 그에게 질문을 던진 의뢰인에게 감사하다고 전한 것처럼 합격률일 높지 않은 1급 건축사를 딴 뒤로 고도의 경제성장을 향해 치달은 시기와 절묘하게 맞아 떨어져서 승승장구 할 수 있었다.


사진을 찍다보면 건축을 정확히 이해할 수는 없어도 사람들에게 쓸모있고 가치가 있는지 또는 주변환경과 잘 어우러지면서 아름다운지 정도는 볼 줄 안다. 겉으로 화려하게 치장해서 예산만 낭비하는 건축보다는 정확한 목적과 앞으로 이를 이용할 사람들의 방향성까지 고루 갖춘 건축을 선호한다. 최근에 일본 유명 건축가들의 책이 번역되서 독자들이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은데 우리나라에도 훌륭한 건축가들이 정당한 기회를 부여받아 오래갈 수 있는 생명력을 갖춘 건축물이 계속 나오기를 바래본다. 이 책을 읽어서 안도 다다오의 모든 것을 다 알았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적어도 그가 지향하고자 하는 건축에 대한 생각과 그가 만든 대표작품에 대한 소개를 통해 건축에 대한 색다른 시각을 갖게 되었다는 말로 맺고자 한다.




안도 다다오 일을 만들다: 나의 이력서

저자
안도 다다오 지음
출판사
재능교육 | 2014-01-20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일은 스스로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 독학의 건축가 안도 다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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