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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최초의 인간




알베르 카뮈의 글은 인간에 대한 실존적 질문들 던지는 철학적인 문장들로 인해 깊이있게 읽을 수 있다. 아마도 그가 살아온 삶이 작품으로 투영된 것은 아니었을까 싶다. 열린책들을 통해 국내 최초로 번역된 알베르 카뮈의 유작인 <최초의 인간>은 자신의 자전적인 얘기를 들려주고 있는데 죽기 전까지 집필했다고 하는 작품인데 책을 넘기다가 보면 알베르 카뮈가 흘려쓴 원고, 역주를 통해 보강된 내용들을 읽을 수 있다. 미완성작이기 때문에 가다듬지 못한 부분이 보인다. 이 작품을 죽음의 순간이 찾아들 때까지 손에서 놓지 않고 완성하려고 한 이유는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가 작품을 통해 전해주려고 한 메세지는 무엇이었을까? <최초의 인간>을 읽다보면 한 사람의 인생이 보이고 자신을 향한 성찰에 큰 감명을 받게 된다. 역시 알베르 카뮈라는 작가의 명성답게 문장들마다 나에게 질문을 되묻곤 한다.


이 책의 주인공인 자크 코르므리는 1살 때 아버지는 제1차 세계대전 중 전사하였고, 그 후로 40년이 흘러 자신의 아버지(앙리 코르므리)의 묘지를 찾아간다. 이제는 자신의 나이보다 훨씬 어렸을 때(29살) 전사한 아버지의 무덤을 보면서 회상에 잠긴다. 홀로 가장이 된 어머니는 집안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고 할머니는 자크의 양육을 도와준 덕분에 이렇게 온전히 성장할 수 있었다. 전쟁 중 낡고 허름한 주택에서 태어난 자크를 통해 전쟁은 우리에게 무엇인지를 묻고 전쟁을 겪은 사람들의 불안한 삶을 엿볼 수 있었다. 전쟁을 직접 겪지 않은 세대는 피부로 와닿지 않을 수 있겠지만 다큐멘터리에서 볼 수 있듯 전쟁을 겪은 세대들은 또렷하게 그 당시의 기억을 갖고 있다. 더더군다나 소중한 가족을 잃은 나머지 가족들의 삶에 짓눌린 무게와 고통스러운 시간들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아버지없이 자란 자크도 그 나이 또래라면 상처와 아픔을 겪었을 때지만 가족끼리 서로 사랑으로 보듬으면서 부족한 부분을 서로 채워주었기 때문에 온전히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최초의 인간>은 알베르 카뮈의 마지막 유작이라는 상징성을 제쳐두고서라도 읽을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자크를 통해 알베르 카뮈가 말하고 싶은 것을 간접적으로 들을 수 있었고, 자신이 경험하면서 느꼈던 감정들이 충분히 묘사되었기에 공감할 수 있었다. 알베르 카뮈의 글은 지나치리만큼 현실적인 묘사에 집착한다. 그래서 때론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 현실 속에서 참된 자신의 모습을 직면하게도 된다. 인생이란 무엇인가? <최초의 인간>을 읽으면서 내 마음의 크기가 커진 듯한 느낌을 받았다. 알베르 카뮈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결코 놓칠 수 없는 책이다.




최초의 인간

저자
알베르 카뮈 지음
출판사
열린책들 | 2009-12-2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20세기 문학의 정점에 오른 작가로 평가받는 알베르 카뮈,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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