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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오만과 편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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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적 배경을 빼놓고 본다면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은 매우 재미있는 작품이다. 19세기 영국사회의 생활상과 풍속을 리얼리티로 쓴 문학작품이기에 작품이 발표된 지 오래되었어도 여전히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겐 꼭 읽어봐야 할 책으로 꼽는 듯 싶다. <오만과 편견>은 워낙 유명한 작품인데다 이미 많은 사람들로부터 글이 남겨진 작품이다. 도시에서 시골로 온 빙리씨를 둘러싼 베넷씨의 딸들이 무도회에서 춤추게 되고 맏딸인 제인이 빙리씨에게 가다 고열로 눕게 된 후 엘리자베스가 급한 마음에 홀로 찾아가 간호하면서 겪게 되는 일을 보면 함축적으로 인물들간의 흥미로운 심리묘사와 생각들이 생생하게 반영되어 있다. 주고받는 대화 속에는 인물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고 요즘 시대에도 드라마나 현실에서도 그렇듯 부의 차이에 따른 상대방에 대한 오만과 편견이 존재한다. 반면 베넷부인은 잘 생긴다가 재산이 많은 빙리씨가 온다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자신의 딸들 중 하나를 결혼시킬려고 설레발 친다. 이는 속물근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장면으로 결혼이라는 것이 그녀에겐 무엇인지 그조차도 제인 오스틴은 유머러스하면서 날카로운 시선으로 자연스럽게 그려낸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고전문학 몇 편을 읽어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고전문학의 핵심은 번역과 완역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같은 작품이라도 고전은 번역가와 출판사가 각각 다르기 때문에 우리말처럼 쉽게 읽히느냐 직역을 한 것처럼 딱딱해서 접근조차 쉽지 않느냐의 문제이다. 완역은 물론 가감한 것 없이 원본 그대로 번역한 책을 말한다. 이렇듯 요즘은 번역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해서 그런지 각자 선호하는 출판사에 따라 책을 읽는 느낌이 다르다. 열린책들을 통해 만난 <오만과 편견>은 모든 면을 다 들어도 번역이 매우 자연스럽게 잘 이뤄졌다는 걸 알 수 있다. 마치 우리나라 작가가 쓴 영미소설이라 생각해도 될만큼 지루한다는 느낌조차 없이 몰입이 쉽게 이뤄졌다. 바로 이렇게 번역이 매끄러우면 독자들이 고전을 멀리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짐짓 폼을 잡듯 어렵게만 쓴다고 지식과 지성이 한차원 높아지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예전 범우사에서 나온 고전문학은 깨알같이 글씨에 지금 기준으로 엄청난 분량임에도 몇 개월에 걸쳐 완독했는데 그런 끈기를 가지기엔 워낙 나오는 책들도 많고 글이 가벼운 책들이 많아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이번에 만난 <오만과 편견>은 불과 200년이나 지났음에도 요즘 드라마나 영화에서 다뤄지는 소재들과 비교해도 거의 모든 요소들이 작품 속에 들어있어서 낯설지가 않았다. 돈 많은 남자에게 환심을 사 결혼하겠다는 것이나 결혼을 통해 신분상승을 이루고자 하는 가정,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남녀가 싸우다가 정들어서 가까워진다거나 결국 신분 차이때문에 헤어지는 것이 서로를 위해 좋겠다는 내용들은 우리들의 아침드라마 소재와 별반 다르지 않다. 빙리씨와 제인, 다시와 엘리자베스 등 신부도 다르고 성격도 다른 그들 사이의 편견이 있음을 알고 극복하는 과정들은 이제 결혼을 앞둔 사람들에게 충분히 공감할만한 이야기다. 열린책들을 통해 읽은 제인 오스틴의 책이 이렇게 재미있는 줄 알았다면 그녀의 다른 작품들도 찾아 읽어보고 싶을 정도다. 시대가 지나도 변치 않는 작품의 메세지는 우리들도 새겨들을만한 것이 아닐까 싶다. 결혼은 어쩌면 서로 다른 두 남녀의 편견을 극복하기 위한 과정이 아닐까 싶다.





오만과 편견

저자
제인 오스틴 지음
출판사
열린책들 | 2010-10-2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1954년 서머싯 몸이 선정한 세계 10대 소설 2002년 노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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