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때문인지는 몰라도 현재 내 상황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책이다. 저자는 외롭다고 아무나 만나지 않는다라고 하지만 그 외로움이 깊어질수록 충동적으로 누구라도 좋으니 만나고 싶어진다. 사랑은 하고 싶은데 사랑하고 싶은 사람으로부터 작은 상처라도 받기 두려운 내겐 작은 떨림과 움직임에도 초조해진다. 그 때문인지 마음을 준 사람에게 쏠려버리는지도 모른다. 사랑도 친밀한 관계에서부터 출발하는데 갈구하면 할수록 더욱 외로워지는 것 같다. 사랑을 하게되면 심폐소생술로 되살아난 심장처럼 삶을 새롭게 보게 된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 그런 사랑이 찾아왔는지조차 모르겠다. <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를 쓴 양창순 정신분석의는 이번엔 사랑을 주제로 한 <나는 외롭다고 아무나 만나지 않는다>라는 신간을 출간하였다. 내 마음에 숨어있었던 두려움과 외로움도 로드맵처럼 펼쳐서 반영한 듯 바로 내 이야기가 펼쳐져 있었다.
역시나 그럴듯 수많은 사람들을 상담하면서 모아둔 에피소드에는 사랑에 상처받고 외로워하는 사람부터 집착하는 사람, 사랑을 모르는 사람까지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있다. 주변에서 흔히 들었거나 볼 수 있는 사랑과 관련된 아픔들이다. 속으로 끙끙 앓다가 마음이 괴로워서 그 마음을 풀기 위해 오죽하면 정신분석의에게 상담을 받으러 갔을까? 사랑이 이뤄지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사랑때문에 몇 달 내내 가슴앓이를 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공감갈만한 이야기들이었다. 많은 사람을 스치듯 만나지만 일정한 거리를 두게 된다. 그러다보면 시간은 흐르고 점점 만날 기회가 줄어들고 외로움을 못 이겨 누구라도 만나고 싶어지는 경험을 한다. 사랑은 우리 삶의 소중한 감정이기에 애타게 사랑을 기다리는 것 같다. 내 편이 되어줄 수 있는 사람. 타인에게 받은 상처나 오늘 겪은 어이없는 일도 속풀이하듯 이야기하면 받아줄 수 있는 사람. 나를 이해하고 위로해줄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을 곁에 두고 싶기 때문에 진정한 사랑을 간절히 만나고 싶어한다.
사랑은 영원한 주제이자 화두이다. 거리를 지나다보면 마음에 드는 사람은 많은데 아무런 관계로 이어지지 못했기 때문에 그저 바램에 그치게 된다. 사랑과 이별. 이별이 없으면 만남도 없다는 저자의 말은 큰 위로가 된다. 사랑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에겐 이 책만큼 힐링이 되는 책이 있을까? 언제나 사랑에 서툴었고 무엇을 어찌해야 할 지 몰랐던 적이 많아서 대처하는 방법도 몰랐다. 봄을 지나 여름이 오고 여름이 지나 가을이 오면 더더욱 가슴 시리게 내 품에 두고 꼭꼭 숨겨두었던 일까지 말하고 싶어지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내 근원적인 아픔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 상처받은 마음을 다 토해내고 나면 가슴이 진 응어리가 풀어지는 사람. 언제쯤 진정한 사랑을 만날 수 있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배우고 위로를 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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