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경력이 쌓이면서 직급은 중간관리자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지만 직접 직원을 관리하는 것이 아닌 전문직이다. 그럼에도 이 책은 예전에 아웃바운더로 잠깐 있었을 때 기억을 떠올리게 해주었다. 직접 고객을 상대해야 하는 서비스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상당한 스트레스를 감내하면서 일한다고 한다. 컴플레인이 들어오면 상대방의 주장에 따라 대처하고 처리를 해야 하는데 인격적인 모독과 몰상식한 말들에 당황하기도 하고 때로는 상처로 남곤 한다. 지금 근무하는 회사도 운영팀이 있어서 전화로 걸려오는 요청사항이나 문의게시판에 남긴 글을 보면서 그때마다 정확하게 판단하여 처리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낯선 누군가로부터 전화가 걸려오는 일에 대처한다는 것이 무척 피곤한 일이었다. 말을 자주하는 편도 아니거니와 그 자체로 스트레스가 되어서 오래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 당시 잠깐의 경험이었지만 매번 친절하게 감정을 컨트롤하면서 하기가 쉬운 게 아니었다. 흔히들 감정노동을 하는 사람들이 겪는 고충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하면서도 내가 받는 서비스만큼은 최상이기를 원한다.
아무래도 이 책은 데스크에서 고객들에게 친절서비스하는 업종에 적합한 매니저 책인 듯 싶다. 물론 자영업을 하는 사람이나 인바운더 팀이라면 숙지해야 할 내용들이라 재점검하는 차원에서 도움을 받을만큼 유용한 책이다. 총 10장으로 구성되었으며 직원들의 역량을 키우기 위한 코칭 매니저북이다. 신입사원으로 들어온 직원을 관리하며 까다로운 상황에 처했을 때 대처하는 방법과 자신감이 없는 직원들에게 하는 조언과 방법, 직원을 어떻게 키우며 높은 성과를 끌어올리기 위한 부분까지 현장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반응하며 그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전문가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코치는 무엇인지 체계적으로 정리를 잘 해놨다. 우리나라의 서비스 문화가 어느 정도까지 성숙한지는 모르겠다. 서양처럼 팁 문화도 없거니와 아직까지 나보다 못한 사람에 대한 배려나 존중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 책에 담긴 경험담과 실질적인 제안은 분명 도움이 되리라 본다.
개정판으로 나온 <서비스 달인의 비밀노트 2 : 매니저편>은 현장에서 서비스를 하는 직원들을 관리하고 고객 서비스에서 전문가로 키우기 위한 모든 것을 담고 있다. 회사 내 고객대응팀 뿐만 아니라 자영업을 할 때도 아르바이트생에게 친절교육을 어떻게 시켜야 하는지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제 선진국 대열에 근접해있지만 여전히 서비스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직업이나 경제력에 상관없이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며 이해하는 문화가 정착될 때 더욱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제공받을 수 있을 것이다. 막무가내식으로 다짜고짜 컴플레인을 걸거나 감정을 담은 욕설을 퍼붓는 저급한 문화수준이라면 갈 길은 아직 멀어보인다. 매니저 입장에서 조직 전체를 통솔하고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들이 담긴 이 책을 통해 서비스 달인으로 거듭날 사람들이 늘어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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