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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이상한 나라의 브렌다 : 본성 대 양육 논쟁의 전환점이 된 일란성 쌍둥이에 관한 기록




애초에 불행이 시작된 원인은 세인트보니페이스 병원에서였다. 명백한 의료사고였으며, 사소한 사고가 아니었다.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게 된 일인데도 병원측은 변명만 축소하기에만 급급했다. 론과 재닛은 캐나다에서도 대형병원에 속하는 세인트보니페이스 병원에서 이런 일이 자신의 아들에게 닥치리라곤 전혀 의심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다. 경험부족이었고, 쌍둥이인 브루스와 브라이언 형제가 끝 표피때문에 소변보기 어려워 포경수술을 하기로 한 게 이렇게 될 줄은 몰랐을 것이다. 무작위로 수술대에 오른 브루스만이 운 나쁘게도 그날 경험많은 소아과 의사 대신 일반의였던 잔머리 하웃 박사에게 맡겨졌고, 경험이 부족했던 의사의 실수로 인해 브루스의 성기는 화상을 입어 제 기능을 할 수 없게 되었다. 나중에 시간이 흐르자 자연 포경된 브라이언을 생각해보면 정말 억세게 운이 나빴다고 밖에 달리 할말이 없다.


태어난 것은 남자로 태어났지만 성기의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게되자 성전환 수술을 받아 여자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그 당시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었다. 지금은 고도로 발달된 의학기술로 성전환 수술에 대한 사례들이 많은데 1960년대의 의학기술로써는 론과 재닛이 받아들일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너무나도 적었다. 우리나라에선 대표적으로 하리수를 떠올릴 수 있는데 그건 여성호르몬이 많고 본인이 정서적으로 여성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스스로 남자에서 여자로 성전환을 한 것이다. 하지만 브루스는 이와 다르다. 본인은 남자라도 생각하고 행동하는데 기능적으로 여자가 되었고, 여자로서의 삶을 살아가야 하는 다소 어색하고 불편하기만 하다. 성별이 바뀌는 소재를 다룬 영화나 드라마를 생각해보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사람의 본성은 훈련으로 바꿀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남자로서의 생각과 행동이 자연스러운 브루스와 겉으로 보기엔 여자인 브렌다는 전혀 어울릴 수가 없고 자연스럽지도 않다. 그렇다보니 또래 아이들과는 다른 브렌드는 그들 무리에 섞이지 못하고 늘 주변에 머물며 스스로 외톨이가 된 채 성장기를 보내게 된다. 


이를 지켜본 부모는 브렌다에게 여자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을 차근차근 설명해주며, 브렌다에서 다시 브루스로 성 정체성을 찾아가게 된다. 성 정체성은 본성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후천적으로 학습되고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잘못된 확신이 한 사람을 얼마나 불행하고 혼란스럽게 만들어주는 지 그 대표적인 사례로 존 머니라는 성 전문가가 등장하는데 이들 가족들에게 자신의 이론이 옳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무리한 요구와 압박을 가한다. 지금도 입증되지 않은 연구들을 강요하지 않을까? 한 아이의 인생이 달려있는지는 그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자신이 내세운 이론을 성공적으로 입증만 시키면 된다는 이기적인 생각이 불행을 낳고 이상한 나라에 빠진 브렌다를 더욱 힘들게 만들어 놓은 것이다. 이제라도 용기있게 자신에게 일어났던 일련의 일들을 털어놓음으로써 현대 과학가장 가장 유명한 스캔들이 전모가 밝혀지게 된 것이다. 이 사례처럼 독단에 의한 결정을 밀어부치는 전문가 또는 전문가 집단의 아집과 권위로 인해 희생양이 되는 사람이 없기를 바래볼 뿐이다.




이상한 나라의 브렌다

저자
존 콜라핀토 지음
출판사
알마 | 2014-08-11 출간
카테고리
과학
책소개
현대 과학사상 가장 유명한 실험, 또는 스캔들 전미잡지편집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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