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이후로 간만에 김진명 작가의 신작인 '싸드'를 읽었다. 과연 속도감있는 전개는 여전하였고 스토리에 빨려들게 만드는 필력은 대단하였다. 누가봐도 별볼일 없는 사람을 통해 싸드의 엄청난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은 독자들로 하여금 통쾌함을 느끼는 매력이 있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마다 개성이 뚜렷하고 그 뒷배경까지 서서히 알아가면서 읽어나가니 감정이입도 잘 되었던 것 같다. 어민은 원래 변호사보다는 노는 걸 좋아했던 평범한 아이였다. 아버지는 어민이 변호사가 되는 걸 평생의 소원으로 생각했고, 로스쿨에서 제일 공부 잘하는 친구 3명과 정식으로 계약을 맺어 어민과 항상 어울려 다니도록 하기 위해 각각 5천만원을 주었다. 변호사가 될 재목은 아니었지만 이들 친구와 어울린 덕에 가까스로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였지만 몇 해째 취업을 못하고 로스쿨 졸업 후 잘나가는 친구에게 빌붙는 신세가 되버린다.
뼈저리게 진실을 알게 되었을 때 큰 충격을 받은 어민은 평소 자주 들르던 주점에서 신세한탄을 하며 눈물만 하염없이 흘리고 있을 때 우연히 여기에 자주 온다는 변호사를 주점 주인이 소개시켜주고, 번듯한 변호사 사무실로 나오라는 허락을 받게 된다. 그곳에서 이혼 변호사인 미진을 만나고 온갖 잡일 뿐만 아니라 발품을 팔면서 전단지를 돌렸지만 그를 찾는 사람은 없었다. 근데 어떤 일이든 맡겠다는 그에게 연락이 오게 되는데 바로 리처드김이다. 그는 공항에서 자신의 어머니를 잘 돌봐달라는 뜻으로 거액의 돈을 지불하고 곧장 미국으로 떠난다. 요양원에 머물고 있는 어머니를 극진히 모셨는데 한밤중에 급한 전화 연락을 받고 내려갔는데 리처드김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 진실을 꼭 밝혀달라는 어머니의 유언같은 말에 무작정 미국에서 리처드김의 진실을 밝히기로 한다. 베일에 쌓인 김윤후 변호사는 어민을 뒤에서 물신양면으로 도와주었는데 천만원짜리 퍼스트클래스를 타도록 한 것이나 라운트리 변호사를 연결시켜주는 등 사건을 해결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싸드는 중국의 대륙간탄도탄을 근거리에서 감시하는 요체로 시스템에 변형을 가하면 요격도 가능한 강력한 방어체계로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이며, 중국의 대륙간탄도탄을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은 이를 강력하게 경계하고 있다. 미국은 혈맹관계로 수십년간 우리나라의 국방안전을 책임진 나라이며, 중국은 미래를 위한 경제 파트너로써 반드시 함께 가야 하는 나라다. 하지만 전쟁만은 막아야 한다. 어민이 싸드에 얽힌 진실을 밝혀갈수록 세상에 공개되면 안되는 사실이 드러나게 된다. 현재 베스트셀러인 싸드는 속도감있는 전개와 마지막에 어민이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절규하는 외침이 진한 여운을 남겨주는 작품이다. 한국에서는 아무것도 아닌 갓 변호사 사무실에서 일한 어민이었지만 미국에선 유능한 변호사로 세계은행 총재와 잭슨 형사, 라운트리 변호사, 수전 등을 만나면서 사건의 중심에 서게 된다. 책 중간마다 현재 한국 정치인들의 태프트 보고서가 실려있는데 이들을 분석한 내용이 흥미로웠다. 이번 작품을 통해 김진명만의 현대 소설이 가진 매력이 잘 드러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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