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가 프롤로그에서 밝혔듯이 지금 우리는 스피치를 배우기 위해 열을 올리는 시대에 살고 있다. 취업을 위해 면접볼 때도 취업준비생끼리 혹은 학원에서 스피치 공부를 한다고 들었다.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도 불특정 다수의 청중 앞에서 말할 때도 스피치와 행동이 얼마나 중요한 지 다들 알고 있는 부분이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강단 앞에 서서 발표를 하거나 아니면 선생님으로부터 지적을 받아 질문을 할 때도 가슴이 쿵닥쿵닥 거리서 얼마나 떨리던지 머릿속은 새하얘지고 말을 자주 더듬거렸던 기억이 난다. 내가 평소에 생각하던 것도 말을 떼려고 할 때 두서없이 얘기가 진행되거나 제대로 말을 표현하지 못한 경험때문에 잘 나서서 말하지 않게 된 듯 싶다. 그래서인지 여유롭고 명확한 발음으로 강연을 진행하는 사람이나 일상적인 대화도 조리있게 자신이 경험한 에피소드를 말하는 사람들이 부러웠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청산유수처럼 말을 잘 풀어가거나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사람처럼 되고 싶어 발음이나 스피치와 관련된 책도 일부러 사서 보기도 했다. 그래도 모임에 나가서 사람들과 대화할 기회가 많다보니 예전보다는 많이 나아진 편이긴 하지만 에피소드를 풀어나갈 땐 내겐 큰 용기가 필요하다. 목소리 톤이 높거나 또렷하면 모르겠지만 기복이 심하고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내게는 지금도 어려운 숙제로 남아있다.
말을 하다가 묻히는 경험도 숱하게 겪어왔고 그러다보니 말을 많이 하기 보다는 주로 상대방의 대화를 들어주는 편이다. 물론 편안한 상태에서 코드가 많거나 조금 흥분하게 되면 말이 많아지고 해주고 싶은 얘기를 쏟아내기도 하지만 일상적인 생활에서는 경청하는 시간이 훨씬 많다. 저자는 말하지 말고 표현하라는 방식으로 스피치에 접근하고 있다. 그리고 스피치 관련된 책을 쓰는 사람은 반드시 관련 계통에 종사하는 사람이거나 그런 일을 해온 사람들이 쓰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 역시 마찬가지이다. 기존 책과는 조금 다르게 자신의 얘기나 생각을 많이 넣으려고 했고 술술 잘 읽히기도 했다. 말을 표현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그건 언어적인 부분보다는 비언어적인 부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것이다. 가령 말을 하기 위해서 보이는 손짓이나 눈빛이 상대방으로부터 호감을 얻는데 있어서 크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말을 청산유수처럼 잘해도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비호감이면 그의 말과 다르게 비호감인 사람으로 각인된 것과 마찬가지다. 자신에게 사기치려는 사람들이 하는 행동을 보면 짐작이 갈 것이다. 말과 행동이 완벽하게 상대방으로부터 호감을 얻어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끄는 마력을 발휘하는 것을 보듯 우리가 보이는 표현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이다. 다른 스피치 책으로 이 책도 스피치 스킬을 키우는 요령들이 실려있다. 결국 스피치를 잘하기 위해선 부단한 연습이 필요하지만 특히 표현을 방식을 가다듬고 상황에 맞게 과하지 않은 정도로 보인다면 그 사람의 말에 더 귀를 기울일 것이다.
모임에 나가다보면 유독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상대방의 얘기에 귀를 기울여주며 환하게 웃는 사람과 대화를 할 때가 있다. 그 사람과 대화를 하다보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무장해제된 기분에서 더 말을 하게 되고 또한 상대방이 하는 얘기에 귀를 기울이게 되는 듯 싶다. 스피치의 기술만을 강조하는 다른 책과는 다르게 많은 부분을 공감하면서 읽은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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