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자인 아들러에 대해서 잘 모르더라도 매우 흥미롭게 읽을만한 책이다. 희극처럼 철학자와 청년들이 날선 대화를 나누는 장치는 신의 한 수인 듯 싶다. 어렵고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철학과 심리학에 대한 이야기를 독자들이 알기 쉽게 해주었고 몰입도를 최고치로 올려놓았다. 실제 둘이서 나눈 대화를 녹취한 뒤 책으로 만든 것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이들의 대화는 너무나도 현실적이다. 독자가 충분히 의문을 품을 수 있는 부분을 청년의 입장에서 읽을 수 있었고 철학자는 아들러 심리학을 설파하는 입장에서 설득력있는 주장을 하고 있다. 처음에는 이해가 되질 않고 내가 기존에 갖고 있던 편견을 버리는 과정이 반복된다. 아들러가 말한 것처럼 "인간이 가진 모든 고민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는 의견에 동의한다. 흔히 철학이라고 하면 개인적 성찰과 홀로 깊은 고민 속에 깨달음을 얻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는 현실 속에서 그 문제를 바라본다. 우리는 모두 어떠한 목적을 갖고 살고 있으며, 생활양식이 선천적으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 개인의 선택에 따라서 결정된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트라우마는 과거의 경험이 현재에도 영향을 미쳐서 트라우마를 겪는다고 하면 아직도 과거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해석하곤 한다. 아들러 심리학으로 해석한다면 우리가 어떤 핑곗거리를 위해 이용할 뿐이라는 것이다. 모든 일들은 현재의 선택에 따라 결정되며, 내 마음의 부담과 실패를 돌리기 위한 좋은 핑곗거리를 삼을만한 것은 무엇인지 찾은 건 아닐까? 잔인하게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철학자의 말은 진실에 가깝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고백을 하지 못하는 건 다른 이유들이 가로막고 서있기 때문이고, 그것만 해결되면 다른 것도 모두 풀린다는 건 하나의 핑계에 지나지 않을 뿐이었다. 마음이 이끄는대로 실행에 옮길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단지 내겐 용기가 없을 뿐이다. 김제동이 "나는 남자다"에서 말한 것처럼 "나에게 고백할 권리가 있다면 상대방은 거절할 권리가 있다."도 아들러 심리학과 일치하는 느낌이다. 정확하게 자신의 현실을 이해하고 행동하는 것은 다르다. 기존의 어설픈 자기계발서와는 차원이 다른 책이다.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팔렸으며, 주체적으로 생각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정말 좋은 책이다.
이 책을 추천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스스로 주체적인 생각을 갖고 가치관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낸다는 점이다. 청년처럼 까탈스럽고 현재 자신 뿐만 아니라 주변 환경들까지 온통 불만불평인데다 무엇을 바꾸고 싶기는 한데 마음만 앞선 사람이라면 한 번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일반 통속적인 책과는 다르게 독자들이 주도적으로 생각할 꺼리들을 던져주고 있다. 문제는 바로 내가 할려는 의지가 없었기 때문이며, 어떤 결단을 내리기 위해선 용기를 내어 한 발을 앞으로 내딛는 과정인 것 같다. 그래서 책 제목이 <미움받을 용기>인가보다. 누군가로부터 미움을 받을만큼의 용기가 있다면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고 주제적으로 살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갖게 하는 책이었다.
'· 서평(Since 2013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평] 내일의 경제 : 복잡계 과학이 다시 만드는 경제학의 미래 (0) | 2014.11.11 |
---|---|
[서평] 안도현의 발견 (0) | 2014.11.09 |
[서평] 마음은 바로 섰는가 (0) | 2014.1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