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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안도현의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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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까지 특별하다고 생각되지 않은 소소함이 묻어나는 글이다. 저자인 안도현 시인이 생활, 기억, 사람, 맛, 숨의 발견을 통해 개인적으로 느끼는 걸 그대로 썼을 뿐이다. 한마디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고 잊혀져가던 우리들의 일상을 끄집어내어 독자들로 하여금을 재발견시키고 새롭게 알려준다기 보다는 일기나 메모장에 적어둔 얘기를 편안하게 말하는 느낌이 더 강했다. 시인이 세상을 바라볼 땐 섬세하게 일상을 포착해서 하나의 의미로 우리에게 또다른 세계를 열어준다. 시인이 쓴 에세이라서 기대감이 컸던 것 같다. 90년대 베스트셀러 순위에 항상 있었던 그가 쓴 시를 읽어보면 미쳐 생각치 못한 부분을 잘 그려낸 시인으로 알고 있다. 지금은 시를 되새김질하며 읽지 않은 지 오래되었지만 한 때는 시에 쓸 언어재료들을 모으는 재미에 푹 빠진 적도 있었다. 아마 시인도 같은 생각이었으리라. 그가 발견한 일상은 누가 봐도 특별한 게 없는데 담백한 필체로 하나하나 담아낸다. 


한겨레신문에 연재되었다고 하는데 그 글을 모아서 한 권의 책으로 엮어내었다. 지면의 한계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는 없지만 딱 산문에 맞는 호흡으로 짧게 그가 발견한 것들에 대하여 풀어내고 있다. 워낙 시를 지으면서 단련된 글이기 때문에 군더더기가 없다. 이 책에서 가장 좋은 부분을 뽑으라면 '숨의 발견'인데 자연에 둘러싸여 생활하고 있는 시인의 마음은 얼마나 포근하고 매일매일이 진정 숨을 쉬며 사는 느낌일지 글에서도 느껴져왔다. 이런 소소한 일상과 자연의 언어가 만남으로써 짧지만 살아있는 글이 되었다. 아마 자연에서 생활한다면 내 글도 자연을 닮아 풍성하게 열매 맺을 것만 같다. 사실 그 속에서 생활해보기 전까지는 모를 이름들이다. 직접 흙을 만지고 가꾸고 키우면서 친숙해진 식물과 꽃, 나무는 생명의 언어로 태어난다. 시인의 인간적인 면모나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음식에 대한 취향도 알 수 있었고 그를 아는 지인들에 대한 추억과 단상들이 소박한 생활에 길들여진 글귀로 독자들이 읽을 때 그대로 전해져오는 그 느낌들이 잘 살아있다.


언젠가는 자연으로 돌아가리라 생각하고는 있지만 아직은 조금 먼 미래의 일이다. 창작을 끊임없이 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이렇게 자연으로 들어가서 자신과 일상을 발견하며 소소한 것에도 감동하면서 진정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을 듯 싶다. 끈임없이 남들과 경쟁해야 하고 긴장 속에서 생활하다보면 도시에서의 삶에 지칠 수가 있다. 문명의 편리와 이기에 익숙해졌지만 몸과 마음은 편안하지 않다. 내일 또 어떤 일이 일어날 지 장담할 수 없는 불안의 시대에 사는 우리들이 잠시 바쁜 걸음을 멈추고 내 주변환경 속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을까? 너무나 각박하게 자신만 생각하며 살아온 이기주의를 벗어나 일상이 주는 아름다움과 기쁨을 온전히 느끼고 싶다.




안도현의 발견

저자
안도현 지음
출판사
한겨레출판사 | 2014-10-15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기억, 사람, 맛, 숨, 그리고 생활…… 시인 안도현의 눈길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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