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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학교라는 괴물 : 다시,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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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 학교가 희망이 될 수 있을까? 입신양명의 길이었던 대학에서도 소위 명문대로 칭하는 대학이거나 취업이 잘되는 학과에 들어가기 위해 유치원때부터 끊임없이 옆집 아이, 친구 아이와 비교당하면서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경쟁에 돌입한다. 지금이야 그나마 학교 건물의 구조가 다양해졌지만 아직도 학교는 교육이라는 틀과는 부자연스럽고 권위적이다. 콘크리트나 시멘트로 바른 교실에서 남들보다 좋은 점수를 받아 내신성적을 올려야 하고 객관식 위주의 시험문제 하나에 희비가 엇갈린다. 꼼짝없이 자신의 꿈과 잘하는 소질을 등진 채 부모님의 바램을 따라 성적 올리는 기계로 최적화된 아이가 있는가하면 그 경쟁에서 내몰린 다른 편의 아이들이 있다. 11월 중순만 되면 전국이 수능에 초점을 맞춘다. 수능 시험점수에 맞춰 등급별로 자신이 갈 곳에 맞춰 대학과 학과를 정해서 가게 된다. 만약 12년의 준비기간 동안 매달렸으나 단 한 번의 시험에서 점수가 안 나오면 패자부활전을 치르듯 다시 일 년을 재수해야 한다. 명문대라는 간판. 대기업이나 공기업, 공무원이 되기 위한 루트로는 최선의 방법이기에 12년간 친구들과 경쟁한다. 무한경쟁시대에는 편하게 잠을 잘 수 없다. 잠을 아껴가며 밤을 밝혀 외우고 또 외운다. 


학교에서의 공부도 모잘라 학원에 과외까지 왠만큼 잘나가는 연애인들보다 바쁜 스케쥴을 매일매일 소화해내야 한다. 주말이라도 편히 쉴 수 없다. 틈틈히 봉사활동을 해서 봉사점수를 획득해야 한다. 스펙은 대학에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수능 이후에 면접이 있기 때문에 리더쉽도 갖춰야 하며 언변도 뛰어나야 한다. 필요하다면 자격증도 딸 필요가 있고 뭐든 잘하는 만능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에 내몰린다. 토익처럼 점수 잘 맞는 비법을 배우는건지 아니면 진정한 앎을 깨우치는 공부를 하는건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시험점수는 잘 받아두어야 한다. 머리가 좋든 나쁘든 시험점수로 등급과 인격이 매겨지기 때문이다. 내가 학교에 다닐 때만해도 각자의 개성과는 별개로 학생의 본분을 지켜야 했으며, 늘 시험시간만 되면 갱지에 나열된 문제의 지문을 재빠르게 읽어 4~5개의 항목 중 정답을 골라야 한다. 시간제한이 있기 때문에 시간배분도 잘해야 하며 정확하게 OMR 카드에 자신이 적은 문제의 정답을 옮겨 적어야 한다. 그렇게 뺑뺑이 돌듯 반복되는 하루하루를 견디며 대학에 입학하기만 하면 이 지긋지긋한 입시지옥에서 해방될 것이란 기대감을 갖지만 대학은 또다른 차원의 압박이 기다리고 있다. 


이 책은 현재 학교에서 이뤄지고 있는 모습을 통렬하게 비판하고 있다. 공교육이 바로 잡히지 않고 사교육 비용의 부담감에도 불구하고 보내는 이유는 불안감과 불신 때문이다. 교사라도 해도 이런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교원평가제로 인해 숫자로 평가한다. 이것이 얼마나 부당한지 알고 있다. 이런 수치화에 의한 평가로 인해 학교에서의 온전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정량평가로 상대방을 평가한다. 어떤 관료주의 사회보다 더 완고한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학교 내 혁신은 요원한 일이 될 듯 싶다. 지금처럼 수능에 목매단 교육이 정상적인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감옥없는 창살처럼 이런 시스템에 갇힌 아이들은 과연 행복할 지, 자신이 잘하는 것을 찾을 수 있는지, 꿈과 비전을 갖출 수 있는지, 요즘 유행병처럼 도진 창조나 창의력 따위가 길러질 수 있는지 모르겠다. 학교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여러 번 학교가 보여준 모습에 실망한 터라 아무리 비판을 해도 한 귀로 흘려들으면 결국 아무것도 달라질 게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학교에서의 토론이란 게 없다. 자신의 의견을 마음껏 얘기할 시간도 없다. 온갖 병폐들이 흘러나오는 학교가 과연 학생들에게 희망일 수 있을까? 


<학교라는 괴물>을 읽어도 솔직히 답답할 뿐이다. 수능이라는 시스템이 획기적으로 바뀌지 않는다면 여전히 지금처럼 매년 바뀌는 교육정책에 휘둘려야 하며, 왕따같은 따돌림, 성적비관에 의한 자살이 반복될 것 같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학생들은 행복한가? 학교에서 무얼 배우고 있으며, 공교육이 바로 서있는가? 모두에게 희망을 안겨줄 수 있는 배움의 장소로써 기능을 발휘했으면 좋겠다. 지금의 학생은 어른들의 거울과 같기 때문이다.




학교라는 괴물

저자
권재원 지음
출판사
북멘토 | 2014-11-10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현직 교사가 통렬한 자기반성과 따듯한 성찰로 쓴 "모두가 알지만...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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