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의 본질적인 지혜는 모두 경험에서 나오는 행실이 쌓인 결과의 축적물이 아닐까 싶다. <위기십결>은 바로 수천년간 쌓여온 중국의 지혜가 고스란히 적혀있다. 그간 수많은 나라와 인물이 존재했으니 사람간에 얽힌 이야기들의 형태만해도 수만개는 넘을 것이다. 흔히들 어떤 한 인물의 비화를 들으면 교훈을 얻게 되는 이유가 저런 행실을 보이면 결과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우리가 책을 보면서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무려 545페이지에 달할만큼 두께가 만만치 않다. 부득탑승, 입계의완, 공피고아, 기자쟁선, 사초취대, 봉위수기, 신물경속, 동수상응, 피강자보, 세고취화라는 열 가지 비책별로 이야기를 들려준다. 책의 두께가 그 정도가 될 이유는 충분해 보였다. 그리고 사자성어나 한자라면 어려운 내용이 잔뜩 들어있을거라는 생각을 잠시 접어도 된다. 중국 고전의 지혜를 현대인들도 이해하기 쉽도록 문장들이 간결하고 어렵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각각의 일화를 읽어나가다보면 우리들이 삼국지나 초한지를 읽으면서 나온 인물간의 일화보다는 지금까지 다른 곳에서 언급되지 않은 내용들이 많다.
한편으론 중국 역사의 깊이만큼 다루고 있는 소재나 일화들이 참으로 방대한다는 걸 알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처해진 상황을 타파할 수 있는 위기해결 능력을 키울 수 있을 것 같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방법은 말과 행동거지를 어떻게 처신하느냐에 달린 듯 싶다. 자신이 가진 범위 밖의 능력을 갖춘다거나 탐욕을 가질 때는 대개 안 좋은 결말에 도달했다. 우리가 인문학을 배우는 의미는 바로 인간의 도리가 무엇인지 알기 위함이다. 사람이 이 지구를 살아가는 동안은 나 외의 사람과 부대끼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수많은 사람들과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일들을 겪겠는가? 그리고 내개 닥친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나가야 하는지 해법을 찾고 싶어한다. 이론적으로는 안다고 해도 직접 겪는 일은 다를 수 있다지만 우리가 고사성어에 얽힌 이야기를 알고나면 큰 깨달음을 얻는 바둑판에서 유래했다는 위기십결을 통해 다시 한 번 고전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중국 고전도 마찬가지지만 과거에만 머물러 있는 이야기들이 아니다. 현재에서 우리들의 삶에 적용시킬 수 있는 유효한 비결들이다. 처세술을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처럼 서양에만 찾을 것이 아니라 같은 동양문화권에 있는 중국에서 찾는 것이 더 우리들에게 잘 맞을 듯 싶다. 대부분의 가치관을 서로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다음에 다가올 결과 또한 비슷하게 예측할 수 있다.
우리는 그동안 서양문화를 부러워하면서 마치 서양은 우리 문명보다 대단해서 배울 점도 많은 선진문명이라는 자가당착에 빠질 때가 많다. 바로 <위기십결>과 같은 책을 통해서 동양권에서 인간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풀어간 책을 읽으면서 더욱 이로운 영향을 미치는 교훈을 얻기에 유리하다. 책을 많이 읽으라고 하는 이유는 읽으면서 배우고 삶에 적용시키라는 것이다. 자신의 지식을 자랑하기 위한 도구가 아닌 내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기 때문이다. 두꺼운 책이지만 삶에서 배울만한 일화들로 가득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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