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은 독재자들이 정권을 잡아 정치를 했던 같은 역사를 갖고 있다. 바로 박정희와 마오쩌둥으로 나라 전체에 큰 영향을 준 인물들이다. 독재라는 단어만 들어도 숨이 꽉 막혀오는 느낌이 드는 건 최근에 본 영화 <독재자>의 강압적으로 무고한 시민을 포승하던 모습이 겹쳐서인지도 모르겠다. 그 시대를 살지 않았기 때문에 체감상으로 느끼는 감정은 다르겠지만 그간 보아온 역사 다큐멘터리와 신문, 역사 책, 팟캐스트에선 더욱 생생하게 대변하여 말해주고 있다. 지금도 여전히 같은 생각이지만 역사는 시간이 흐른다고 진실이 가려질 수 없고 미화되거나 왜곡될 수 없다는 것이다. 공과 실은 분명하게 가려낼 필요가 있다. 비록 그들은 독재자였고, 무고한 시민들을 강제탄압을 했지만 경제성장을 이룬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간 박정희에 대한 평가는 유독 극단으로 갈라서 있다. 경제발전을 이뤘으니 그것만으로도 추앙하는 세력이 있는가 하면 유신헌법과 인권유린, 언론통제의 아픈 역사로 비판하는 세력으로 나뉜다. 지금 박정희에 대한 평가는 제대로 이뤄지고 있을까? 이데올로기라는 환영 앞에 박정희 박물관이나 동상을 세울려고 하는 걸 보면 이들은 박정희를 반신반인으로 섬기는 존재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반면 마오쩌둥은 덩샤오핑이라는 훌륭한 파트너를 둔 덕분에 자주와 보편을 지켜낼 수 있었으며 꾸준한 경제성장 덕분에 초강대국인 미국을 위협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가 되었다. 적과 동지였던 이들은 환상적인 콤비였던 셈이다. 역사는 알면 알수록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겉으로만 알던 짧은 지식은 진실에 다가서는 걸 막아설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미 팟캐스트를 통해 대략적인 과거사는 알고 있었지만 책으로 만나는 박정희의 과거 성장기는 팟캐스트에서 듣던 사실대로 부끄러운 과거사를 지니고 있었다. 교사로 재직하는 중에도 일본군이 되기 위해 혈서로 편지를 쓸만큼 기회주의자였다. 5.16 쿠테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았으면 유신 헌법으로 종신 대통령이 되려고 했다. 경제성장에 가려진 독재자의 참모습이다. 이 책에는 그 내용을 자세하게 기술하고 있다. 읽으면서도 마음이 착 가라앉는게 그 어두운 시대를 건너온 세대들은 박정희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지를 알면 마음이 복잡해진다.
중국을 돌아보면 아직도 생생한 천안문 사건을 기억한다. 탱크 앞에 자유를 부르짖던 한 청년의 모습과 쓰러져간 많은 젊은이들. 지금도 이를 소재로 한 영화와 소설이 나오고 있는데 찬찬히 들여다보면 이들이 정권을 잡고 유지하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의 피를 흘리게 했지만 경제성장을 이뤘다는 점이 닮아있다. 독재로 인한 장기집권이 나라를 부강케하는 원동력이 되었다니 아이러니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이 세 독재자에게 날선 비판만 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이 이룬 경제발전의 업적은 또 그 나름대로 확실하게 쓰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미래가 강압적인 힘으로 뜻을 관철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을 되새겼으면 좋겠다. 아픈 역사를 똑바로 기억하는 것만이 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몫이다. 근현대사를 다룬 책에 내용을 읽고 있으면 마음이 아프다. 우리가 이런 시대를 거쳐왔다는 점은 잊지 말아야겠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는 말처럼 이들의 공과 실을 확실히 알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더 강하게 만들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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