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뭔가를 배울려고 할 때 독학을 하면서 많이 배웠다. 저자가 주장하는 독학은 홀로 외롭게 익힌다는 뜻이 아니라 최고의 스승인 책을 읽으며 특정한 스승을 두지 않는다는 말이라고 한다. 생각해보면 독학으로 공부할만한 책들은 주변에 널려있다. 예전보다 자료와 출간된 책들의 도서수가 풍부해진다가 인터넷으로 찾을 수 있는 정보들도 많다. 그래서 책읽기만으로도 마음만 먹으면 배울 여지들이 많다. 우리가 어려서부터 책을 많이 읽으라고 강조하는 이유는 단지 공부를 잘하라는 뜻만이 아니다. 각자의 주장이 다른 책들을 읽다보면 편견없이 어느 한 부류의 주장에 휩쓸리지 않고 주체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는 점이다. 궁극적으로는 진실에 가 닿기 위한 과정들이다. 어렵고 복잡하게 생각했던 것보다 사실은 명쾌하게 파악할 수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시라토리 하루히코는 엄청난 독서를 했을 것 같다. 지금까지 사실로 믿었거나 그렇게 알아왔다고 생각하던 역사적 사실들은 실상 우리가 아는 것과는 다르게 별 볼이 없거나 다르다는 걸 엿볼 수 있었는데 깨달음이라는 것 또한 독학을 통해서만이 가능했을 것 같다.
불과 200페이지 분량의 소책자이지만 이 안에 담긴 메세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고전이라거나 세상에서 가장 잘 알려진 작품이라고 해도 겁내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따지고보면 매우 단순하게 풀리는 일도 작가의 이름값이나 명성때문에 평가를 내리기를 유보했었는데 저자는 아무렇지 않게 해부해낸다. 누군가가 이것은 이렇다고 답을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공부해나가기 때문에 기억에도 오래남고 인과관계가 뚜렷해진다. 단순 암기식으로 외웠던 건 단지 문제를 맞추기 위함이지 결코 진실일 수 없다. 편견덩어리만 더 늘어난 결과로 이어졌고 그것이 유일무이한 답이라는 고정관념이 박히게 한 원인이 되었다. 베니스의 상인들은 셰익스피어의 유명한 희곡 줭에 한 작품이지만 저자가 진단한 이 책은 단지 고리대금업으로 커다란 부를 이룬 유대인들을 경멸하고 조소하기 위한 책이라는 것이다. 근데 이 책이 나온 시기보다 3세기 전에 이미 유대인들은 유럽에서 추방되었고, 극심할 정도로 궁핍했던 경제 쇠락기에 이런 희곡이라도 보면서 시민들이 위안을 얻을 요량으로 만든 점이라는 사실이다.
책에 대해서도 나오는데 책은 아주 많이 읽되 모든 책을 상세하게 읽을 필요는 없다고 한다. 빠르게 읽는 것도 좋지만 많은 책을 읽어보고 필요한 부분만 보고 이해할 수 있으면 된다고 한다. 어려운 책을 읽음으로해서 이해할 수 있을 때에 비로소 지적 성장이 있는 것이고, 항상 주변에 책을 가까이 둘 필요가 있음을 역설한다. 책을 좋아하는 나로써는 독학의 기준을 다시 세울 수 있었다. 책을 읽을 때 의문점을 가지고 읽다보면 제대로 된 공부를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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