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는 도중에 시사회로 <웰컴, 삼바>를 관람했다. 불법 체류자의 문제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로 겪고 있는 부분이다. 말리에서 프랑스에 체류한 지도 벌써 10년 5개월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삼바 시세는 허드렛일을 하면서도 번 돈은 꼬박꼬박 말리에 있는 가족들에게 부치는 등 가족의 짐을 혼자 짊어진 채 낯선 프랑스에서 생활하지만 아직 정식 체류증을 받지 않아서 신분이 불안정하다. 말리에서는 수도 바마코에 살며 고등학교까지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지만 많은 시도 끝에 프랑스로 탈출한 이유가 경제적인 풍요로 위함이 아닐까? 삼바 시세의 꿈이 말리에서 집을 짓는 일인데 현실은 비정규직에 사회적으로 최하층의 삶을 낯선 땅에서 10년이나 버텨온 것이다. 그럼에도 순수함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며, 정직하게 살아가려고 한다. 정직하게 살지 않았으면 꼬박꼬박 세금이나 냈을까?
자신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위해 체류증 신청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알아보기 위해 경찰청에 들어갔다가 그 길로 불법 이민자로 체포되어 유치소로 보내지게 된다. 이 책은 삼바 시세, 앨리스의 시점에서 바라본 모습을 각각 써내려가고 있는데 앨리스는 억울함을 호소하는 이민자와 난민을 돕는 시마드라는 시민단체의 자원봉사자로 그 곳에서 삼바 시세를 만나게 된다. 삼바 시세를 돕기 위해 증명할만한 서류를 확보하고 법정 준비과정까지 도와주는데 강제출국이 아닌 자비로 돈을 벌어서 귀국해야 한다는 점이 다르다. 유치소에서 풀려났어도 체류증이 없기 때문에 직업소개소에서 일일 노동작업으로 근근히 버텨나가고 있다. 삼촌이 체류증을 빌려주면서 일을 구하지만 여전히 힘겨운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자유, 평등, 박애의 상징인 프랑스로 탈출해왔지만 현실에서는 체류증 심사에 대한 문제점이 도드라져 보인다. 아무리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아왔어도 불법 체류자는 그 낙인을 벗어나기 힘든가보다. 영화에서는 따뜻하고 유머러스하게 표현을 했지만 억울한 일을 당해도 들어줄 사람이 없고 도와줄 사람이 없다면 얼마나 답답할까?
우리가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는 건은 3D 업종으로 분류되는 일들을 이들 외국인 노동자들이 도맡아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웰컴, 삼바>의 주인공인 삼바 시세나 우리나라의 동남아 근로자들이나 매한가지인 것 같다. 이들은 고국을 떠날 때 한 줄기 희망을 품고 왔을텐데 갖은 모욕과 험한 일을 감내하면서 얼마나 힘들게 살아갔을지 모르겠다. 소설로나마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차별과 문제점을 알려준다는 점에서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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