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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새벽의 인문학 : 하루를 가장 풍요롭게 시작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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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전신이 잠들어있던 감각에 생기가 불어넣어지는 순간. 새벽을 알리는 소리에 깨어 부스스 일어나면 푸르스름한 세상은 온통 적막과 고요 속에서 아직 잠들어 있다. 밤새 소란스러웠던 어제는 가고 없고 거짓말처럼 새로운 하루를 맞이하게 된다. 마음은 평온으로 가득차 있으며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내야 될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상큼하게 내비치는 아침 햇살과 정겨운 새소리의 지저귐. 열어둔 창가로 불어오는 맑은 공기가 뺨을 어루어 만져주면 나는 또 새로운 날을 맞을 준비를 마친다. <새벽의 인문학>의 원제는 Dawn Light인데 새벽이 주는 의미에 대해 성찰하기 위해 쓴 다이앤 애커먼의 신작이다. 대부분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새벽을 맞이할 때는 큰 감흥이 없다. 일어나면 회색빛 콘트리트가 전부이고 그나마 멀리서 보이는 산과 가로수를 보는 정도가 전부다. 휴가차 캠핑을 하기 위해 내려가거나 아니면 도시가 아닌 시골에서 새벽을 맞는다면 자연 속으로 완전히 들어가 있기 때문에 분명 다른 느낌을 받을 것이기에 우리는 어쩌면 문명의 이기에 갇혀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을 제대로 느끼지 못한 채 하루하루를 사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본다.


요즘 인문학이라는 제목을 붙이는 것이 유행인지는 몰라도이 책의 제목은 <새벽의 인문학>이다. 인문학이라는 건 직접적으로 삶에 개입하지는 않아도 정신적으로 알아두면 좋겠지만 실질적이고 실무적인 것을 찾다보니 당장의 급한 취업과 스펙을 쌓기 위해 인문학은 점점 부자연스러운 위치에 처해져 있다. 아무리 인문학이 교양과 창의력의 토대로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뒷전으로 밀리고 취업과 직결되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출판계와 학문 사이에는 괴리감이 생겨버렸다. 인간이 살면서 가장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서 질문을 던지고 자아를 발견하는 과정이 필요할텐데 이 부분을 소홀히 넘긴다면 과연 그 바탕이 되는 인문적 소양은 어떻게 쌓는다는 것인가? 이 책을 읽으면서 감탄하게 된 것은 저자가 가진 지식 때문이었다. 동식물의 이름과 그들의 특성까지 어떻게 잘 파악하고 있는지 사실 이름을 들어도 생김새를 잘 알지 못하면 모르고 지나치게 된다. 분명 아름다운 자연에 대해 묘사했을텐데 디테일한 부분까지는 파고들지 못하고 멀찍이서 지켜보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언어유희 속에서 저자가 묘사하는 새벽의 갖가지 모습들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풍경들이었다. 그런 곳에 단 하루라도 머물면서 느껴보고 싶다. 새벽이라는 주제 하나만으로도 자연과 역사, 문화를 넘나드는 방대한 지식을 만나볼 수 있는 책으로 인문학적인 소양을 한층 키워줄 것이다. 누군가는 인문학이 뜬구름 잡듯 실제적 삶이 아니라는 인식을 가질 것 같다. 하지만 인문학은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한 학문이기에 그 속에서 진정한 삶을 만날 수 있으며, 살아가는 한 늘 붙잡아두고 싶은 학문이기도 하다.




새벽의 인문학

저자
다이앤 애커먼 지음
출판사
반비 | 2015-01-30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매일 더 풍요로운 아침을 열기 위한 사색의 길잡이 세상에서 가장...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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