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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플랜더스의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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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잊고 지냈었던 <플랜더스의 개>는 어릴 적에 텔레비전으로 방영된 걸 본 기억이 전부였는데 그 당시에도 무척이나 인상깊고 감동적인 애니메이션이었다. 가난하지만 성심 바르고 착하며 성실하게 자란 넬로와 악덕 상인에게 버려졌지만 예한 한스 할아버지에게 발견된 후로는 따뜻한 보살핌 덕에 큰 버팀목이자 넬로의 둘도 없는 단짝 친구가 된 파트라슈는 서로를 보듬으면서 행복하게 지낸다. 하지만 예한 한스 할아버지는 류머티스 병으로 인해 잘 걷지 못하게 되자 집안 살림은 어릴 적부터 넬로와 파트라슈에게 맡겨졌다. 이들은 수레에 우유를 실어 배달하는 일을 맡았는데 그래봤자 수입은 변변치 않아서 뗄감이나 빵과 수프를 조금 살 수 있을 정도였다. 그래도 안트베르펜에 가면 사람들로부터 빵과 수프를 조금 얻을 수 있었고 뗄감으로 쓸 잔가지들을 받아올 수 있었다. 


넬로는 안트베르펜 성모 대성당에 가면 꼭 보고 싶어하던 루벤스의 대표작 중 하나인 <십자가에 올려지는 그리스도>, <십자가에 내려지는 그리스도>라는 작품이 있는데 돈이 없는 사람은 양쪽 휘장으로 가려진 부분을 볼 수가 없었다. 그 부분까지 감상하려면 은화 1닢이 필요한데 가난한 넬로에게는 그럴만한 돈을 가질 수 있는 형편이 아니었다. 휘장으로 가려진 루벤스의 작품을 보고나면 항상 파트라슈에게 전부를 다 보고 싶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이었다. 넬로에겐 천재성을 보이는 부분이 있었는데 바로 그림을 아주 잘 그린다는 것이었다. 비록 바위에 분필로 그리거나 연필이 전부였지만 그의 그림 그리는 솜씨는 남달랐다. 누구에게 배운 것도 아니고 스스로 터득한 실력이었는데 방앗간 주인의 외동딸인 알루아의 초상화를 실제만큼 그렸는데 이를 안 방앗간 주인은 둘 사이를 떼어놓기로 작정한다. 항상 친하게 지냈던 넬로와 알루아, 파트라슈는 그래도 서로를 생각하면서 격려해주는 사이였다. 


가난했지만 불평없이 지냈던 넬로는 그림을 배운 적도 없다. 더구나 물감을 살 수 없었고 조약한 도구들도 몇 끼니를 굶어서 마련한 것인데 분필로 그린 <쓰러진 나무에 앉아 있는 노인>이 전부인데 아주 멋지게 그린 그림이었다. 넬로에겐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해마다 안트베르펜에서 열리는 대회의 우승 상금이 2백 프랑이며, 누구나 참가할 수 있었다. 안트베르펜에서 가장 유명한 화가 세 명이 심사를 해서 가장 뛰어난 참가자를 우승자로 선정했는데 넬로는 봄부터 가을까지 그림에만 매달렸다. 그의 전부를 대회 우승에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출품한 그림은 12월 1일까지 내고 발표는 12월 24일에 날 예정이었다. 근데 방앗간 주인인 코제 씨는 알루아와 만나지 못하게 할 심산으로 넬로에게 억울한 죄를 덮어씌우게 되는데 마을사람들은 그 이후로 넬로와 파트라슈를 얽매이지 않으려고 한다. 돈도 없고 어느 누구에게 의지할 것 없는 넬로와 파트라슈는 마지막까지 서로에게 힘이 되어준다. 몇 일을 굶은 넬로와 파트라슈는 안트베르펜에서 사람들에게 음식을 얻어보려고 하지만 다들 외면하며 차갑게 대한다.


추운 겨울 눈 내리는 날 십자가상에서 코제 씨 이름으로 된 지갑을 발견하는데 거기엔 2천 프랑이 들어있었다. 그걸 알루아의 어머니에게 되돌려주고 파트라슈를 남겨둔 채 재빨리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자신이 넬로에게 심한 짓을 했다는 걸 깨달은 방앗간 주인은 다시 넬로를 찾으려 하지만 어떤 곳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모든 사람에게 버림받았다고 생각한 넬로는 자신이 가장 보고 싶어한 루벤스의 그림을 보기 위해 대성당으로 간다. 파트라슈도 '자신이 가장 사랑한 것으로 보러 간거야'라며 대성당으로 달려간다. 이 부분에게 아마 눈물이 흐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차가운 대리석 바닥에서 마침내 루벤스의 작품 전체를 본 넬로는 그 곳에서 파트라슈와 함께 얼어 죽고 만다. 천사들에게 둘러쌓인 채 올려지는 모습과 뒤이어 찾아온 방앗간 주인과 그의 천재성을 알아본 심사위원, 마을 사람들은 뒤늦게 자신의 잘못을 깨달았지만 이미 넬로는 가고 없다. 많은 교훈을 남겨주는 이 작품은 여전히 지금까지도 사랑받고 있는데 이 책에는 위다와 플랜더스의 개가 탄생한 지역에 얽힌 이야기까지 알 수 있었고 위다의 작품 중 <뉘른베르크 난로>와 <우르비노의 아이>가 실려있다. 명작은 시대를 거슬러 어른, 아이 할 것없이 큰 감명을 주는 이유는 잃어버린 인간성 상실의 회복과 착한 마음씨를 가진 주인공을 통해 세상 사람들에게 분명한 메세지를 남겨주기 때문인 것 같다. 




플랜더스의 개

저자
위다 지음
출판사
시공주니어 | 2015-01-25 출간
카테고리
아동
책소개
냉혹한 현실 속에 더욱 빛나는 넬로와 파트라슈의 순수한 우정 이...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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