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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그리고 신은 얘기나 좀 하자고 말했다 : 한스 라트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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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콥 야코비는 심리 치료학자이지만 누군가에게 상담을 받아야할만큼 그에게 많은 문제들이 걸려 있다. 파산 직전에 처해있는데다 석달 전 이혼한 전처의 아파트에 얹혀 사는 처지에 놓여져 있다. 그리고 문 밖에는 자신의 전처가 상담하기 위해 찾아온 상태다. 그의 전처인 엘렌이 한밤중에 급히 찾아온 이유는 죽은 삼촌으로부터 거액의 유산을 상속받았는데 그의 애인과의 문제를 상담받기 위해서였다. 근데 상담을 진행하기도 전에 쳐들어온 전처의 애인은 야콥이 문을 열자마자 주먹을 날려버린다. 정신을 잃고 쓰러진 야콥이 깨어난 곳은 어딘지 모르는 병원인데 그의 앞에는 어릿광대 복장으로 자유롭게 병원을 활보하고 다니는 '아벨 바우만'이라는 40대 남자다. 자신을 신으로고 소개하는 그는 야콥에게 붙어서 자신의 심리치료를 부탁하면서부터 그들은 뗄 수 없는 관계로 이어진다.


이 책은 한 가지 주제를 놓고 시작한다. "만약 신이 존재한다면?". 신이 존재한다면 내게 닥친 난재들을 모두 해결해줄텐데. 신앙심을 갖고 있지 않던 야콥 야코비는 당연히 '아벨 바우만'을 신이라고 믿지 않았고 약간 특이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정도였다. 근데 야콥이 뭔가 필요하다고 할 때 어떤 식으로든 해결해낸다. 소설이란 장치를 빌려 상상력과 위트가 넘쳐난다. 이 소설의 아벨 바우만은 우리가 믿고 있는 신의 모습보다는 작은 기적들로 자신을 증명해보인다. 세상에 일어나는 자연재해를 막거나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능력을 발휘하는 차원이 아닌 개인적인 차원에서 기적을 행한다. 특히나 극적인 부분은 아벨 바우만이 야콥 야코비가 태어나기 전 세상 속으로 데려다 놓는다. 몇 년전으로 되돌아간다면 지금과는 많이 다를텐데라는 생각을 우린 종종 하곤 한다. 그때 조금만 더 노력하고 결정을 잘했다면 지금과는 많이 다른 삶을 살텐데라는 후회를 하곤 한다. 야콥 야코비도 심리 치료학자로서 잘 살아온 것 같지만 그의 삶은 황폐한 사막처럼 아무런 존재감도 느낄 수가 없다.


요즘 세상은 신을 필요로 하는가? 인간은 어느새인가 세속적인 삶에 길들여지면서 신에 대한 믿음도 옅어지고 그럴수록 신은 고독해진다. 전지전능한 신이라면 뭐든 못해낼 것이 없는데 이 책의 설정은 신이 가진 고뇌와 한탄을 아벨 바우만을 통해 드러내고 있다. 신은 인간과 구별되는 존재인데 이 책에선 신이 가족을 꾸리며 보통 사람들 같은 문제로 고민하는 모습도 보인다. 표지를 유심히보니 일견 설정이 이해가 된다. 누구나 같은 문제로 고민하고 자신이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들은 신이 대신 해결해주길 기대한다. 종교적인 관점에서 접근하지 않더라도 우선 재미있는 소설이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삶이 힘겹고 외로울 때 얘기나 좀 할 수 있는 존재가 곁에 있다면 어떻게든 그 상황을 이겨낼 수 있을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신은 얘기나 좀 하자고 말했다

저자
한스 라트 지음
출판사
열린책들 | 2015-04-03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실패한 심리 치료사와 ‘불행한 신’의 미묘한 동행독일의 베스트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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