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미 4년 전부터 대중교통만을 이용해서 여행을 다녔다. 물론 사전에 이동거리 간에 버스번호와 승하차 정류장까지 꼼꼼하게 적어서 갔다. 고속버스, 일반버스, 지하철로만 돌아다녔는데 물론 자가용을 타면 구석구석 돌아다닐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버스만 타더라도 충분히 어디든 돌아다닐 수 있다. 버스 여행도 그 나름의 재미가 있기 때문에 기억은 더욱 오래 남는다. 내가 살던 지역에서 느끼지 못했던 생소한 느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대구 지하철은 토큰 방식의 승차권을 사용한다든지 부산 지하철은 일일패스권이 있어서 무제한으로 지하철을 탈 수 있다. 여수 버스는 동전 투입구가 독특한 구조로 되어 있으며, 지역마다 버스가 각각 다르다. 익숙하지 않은 방식의 번호를 숙지하기 위해선 무조건 기록해서 잘 알아봐야 했다. 조금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저자가 했던 것처럼 버스만으로도 여행은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어떻게보면 내가 원하던 책이라고 볼 수 있다. 교통노선과 관광코스, 맛집, 숙박업소(게스트하우스)까지 게다가 저자만의 여행 노하우도 있어서 참고할만하다. 저자 말대로 모텔은 충전, 빨래를 할 수 있지만 청결상태는 복불복이며, 찜찔방은 저렴한 비용으로 목욕과 숙박을 해결할 수 있는 반면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만큼 개인 소지품은 조심해야 하며, 다소 잠자리가 불편할 수 있다는 점은 감수해야 한다. 나도 숙박시설은 주로 찜찔방 혹은 모텔을 이용하곤 했는데 사전에 평이 좋은 곳이나 비교적 관리가 잘 되는 곳을 알아보고 가는 것도 중요하다. 지방으로 가면 버스의 배차간격 뿐만 아니라 막차 시간까지 알아봐야 하는데 대도시보다 차가 일찍 끊기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처음 알게 된 게 있는데 바로 EBL 패스권이다. 일주일 내 무제한으로 고속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정액제라는데 고속버스 간 이동할 일이 많은 사람에겐 저렴하게 교통비를 아낄 수 있는 방법이다. 다만 4일을 쓸 수 있는데 금, 토, 일, 명절 연휴엔 쓸 수가 있다. 7만 5천원에 고속버스 전 노선(우등, 심야) 이용가능하며, 예매할 때 SNS 문자가 빠르고 간편하다고 한다. 근데 당일에만 표를 끊을 수 있다는 조건은 자유롭게 여행하는데 큰 제약이다. 결국 매진을 피할려면 성수기가 아닌 비수기에만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 아닌가. 도시 간 이동이 많고 우등, 심야 모두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교통비를 따져봤을 때 분명 이득이지만 이것도 똑똑하게 저자가 알려준 팁을 이용해서 사용하면 좋을 듯 싶다.
마치 내가 몇 주간 사전에 알아본 것 같은 방법들이 모두 고스란히 들어있다. 버스 여행의 대한 모든 것은 꼼꼼하게 봐야 한다. 여행의 시작과 끝이라도 해도 무방할 정도로 많은 정보들이 들어 있다. 지방 도시마다 시티 투어를 하는 곳이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미리 사전예약을 통해 가야하며, 저렴한 비용으로 도시 주요 관광지를 하룻동안 여행할 수 있으니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방법이다. 정말 전국 여행지를 알아보면서 얼마나 사전조사를 치밀하게 했을까 싶으면서도 다음 지도와 네이버 지도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길 권장한다. 버스를 이용할 경우 출발지와 도착지를 찍어보면 버스 번호와 소요시간, 배차간격까지 나오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된다. 이 책 한 권으로도 버스 여행의 낭만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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