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중 철학은 여전히 접근하기 어려운 분류 중에 하나였다. 도대체 철학은 왜 하는걸까? 요즘처럼 실리적이고 물질이 중요한 시대에도 관념적이며 이상적인 철학을 배워야 하는 의구심도 들었다. 하지만 인간의 도리와 이성을 유지하기 위한 본바탕은 인문학을 제외시켜놓고 설명할 수 없다.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은 철학에 대해 이런 말을 남겼다. "철학이 없는 사고는 흐릿하고 불분명하다. 따라서 철학의 임무는 사고를 명확하게 할 수 있도록 해주고, 한계를 분명하게 정해주는 것이다." 분명 철학은 인간으로 하여금 세상을 이해하고 사고를 분명하고 뚜렷하게 만들어주는 현미경과도 같다.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다양성을 인정하고, 올바른 생각을 갖도록 가이드라인을 정해준 것이 철학이다. 즉, 인간이 존재하는 이유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에 대한 답을 내놓는 과정 속에서 본질에 다가서기 위한 생각들을 열거한 것이다. 추론과 논증으로 옳고 그름을 판단하며, 살아가는 법을 일깨워주는 철학이 기본 바탕이 되어 있지 않으면 우리는 인생을 살아갈 때 갈피를 잡지 못하고 이리저리 헤매였을 것이다. 철학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인간이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이다.
그 와중에 만난 서양 철학 산책은 고대 그리스, 로마시대부터 그 당시에 존재했던 철학자와 철학을 파고드는 시점부터 진행한다.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철학이지만 풍부한 삽화와 지문들은 내용에 대한 이해를 돕고 인류사에 큰 족적을 남긴 철학자들의 삶과 그들의 철학을 살펴보는 것으로 전개가 된다. 이 책에 수록된 철학자들의 사상에 모두 찬동할 필요는 없다. 각자의 생각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내 가치관을 기준으로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버릴 것은 버리는 지혜로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철학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항상 새로운 사상들이 나왔고, 이를 검증하기 위해 철학자들은 반론을 펼치며 또다른 사상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반복해왔다. 서양 철학사의 모든 것을 개괄적으로 정리한 이 책은 그래서 고대 그리스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그 기나긴 세월 속에서 탄생했던 사상들을 다루고 있다. 논리적으로 검증하고 분석하면서 논제들을 입증한다. 아직은 철학과 가까워지려면 여러 번 읽어야 할 것 같아. 최대한 독자들의 눈높이 맞게 쉬운 문장으로 풀어쓰려고 한 이 책은 철학의 개괄적인 입문서로써 손색없을만큼 방대한 철학을 한 권에 잘 집약해서 넣었다.
세상이 끝나지 않는 한 우리는 늘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데카르트, 흄 그리고 칸트같은 철학의 거장들의 저작을 읽을 것이다. ... 맨 처음 확인했듯, 철학은 호기심과 놀라움에서 출발했다. 호기심은 언제든 곧 사라지는 게 아니라고 생각하고 싶을 뿐이다. 그러면 그게 뭐가 됐든 철학도 사라지지 않을 테니까.
인류가 존재하는 한 수많은 사상가들이 정립시킨 철학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여전히 4000년전에 만든 철학도 유효하며, 인간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참된 진리와 세상의 사유물들을 분석하는 데 유용한 해석을 내릴 수 있도록 작용할 것이다. 도덕적으로 옳고 그름을 분별하며, 인간으로서의 마땅한 도리가 무엇인지 명징하게 보여주는 것이 바로 철학이다. 사람이 무엇인가를 하는 데 있어서 철학이 없으면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것처럼 무의미할 뿐이다. 학술용어를 뺀 채 이론들을 설명한 <서양 철학 산책>은 우리가 철학을 배워야 할 이유를 알게해 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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