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가에 아들러 심리학 열풍이다. 기시미 이치로의 <미움받을 용기>가 국내에 소개되면서부터 지금까지 수십종의 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 책은 기시미 이치로가 부모를 위한 심리학으로 <아버지를 위한 상처받을 용기>이다. 기꺼이 상처받을 수 있는 용기를 내 스스로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기시미 이치로는 알츠하이머 병을 지닌 아버지가 있다. 아버지의 가족이자 아들로서 간호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는데 직접 겪어보지는 않았어도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 것 같다. 부모를 간호해야 할 때 생길 수 있는 갈등없이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려면 마음을 어떻게 다스리고 행동해야 할 지 자신이 겪은 이야기를 통해 들려주고 있다. 가족 중 누군가 큰 병에 걸리면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간호해야 할만큼 온통 관심은 아픈 사람에게 쏠리기 마련이다. 가장 가까운 가족일수록 조심해야 할 말이나 행동이 있는데 저자처럼 되려 화를 내기도 하고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지 못할 때가 있다.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반드시 내 마음이 저절로 움직인다고 확답할 수는 없다. 다만 어떻게 하면 부모와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슬기롭게 대화를 이끌어나가는 법을 배울 수는 있을 것이다.
내가 걸어온 삶과 다를 수밖에 없는 부모와 자식 간에는 끈끈한 정과 함께 화를 내면 겉잡을 수 없이 심한 말을 하기도 한다. 이 말 때문에 상처를 받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그 상황을 극복하고 이겨낼 수 있어야겠다. 감정 표현에 서툰 건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매한가지다. 뭔가 해보지 못한 걸 하려면 큰 용기가 필요하다. 특히 아버지와의 관계는 그만큼 어렵다. 저자도 아버지와의 관계를 형성하는 데 있어서 많은 장벽에 부딪혔을 것 같다. 특히나 알츠하이머와 같은 치매는 주변 사람들이 일일이 챙겨주지 않으면 어디로 튈 지 모르기 때문에 힘들다. 예측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얼마나 인내심을 발휘할 수 있을까? 부모를 탓하지 않는다거나 심각해지지 않는다는 말은 내 자신이 마음가짐을 어떻게 먹느냐에 달린 듯 싶다. 문제의 화살을 상대방에게 돌리기 보다는 안으로 돌릴 수는 없는걸까? 부모가 하는 얘기가 모두 맞거나 안 맞거나와는 상관없이 주의깊게 들어주는 것도 관계형성에 도움이 된다. 권력 관계에 있어서 존경심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것을 속편히 인정하면 내 마음도 홀가분해진다. 사실 자신의 아버지가 치매에 걸렸다는 걸 책으로 펴내는 저자의 마음은 어땠을까? 자신이 아들러 심리학으로 극복하고 치유해낸만큼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을 수 있음 좋겠다. 힘든 시간을 슬기롭게 이겨내는 이야기가 담겨져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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