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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한국문학의 거짓말 : 2000년대 초기 문학 환경에 대한 집중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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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문학계를 큰 충격에 빠뜨렸던 '신경숙 표절 사건'으로 다시금 재조명 되는 책이 <한국문학의 거짓말>이라는 책이다. 정문숙 문학평론가의 평론집인데 신경숙 작가를 정조준하여 시종일관 그녀의 표절에 대해 강한 비판이 실려있다. 기본적인 인식이 표절은 범죄와 같다고 생각하는데 하물며 작가적 양심이 있다고 한다면 진심으로 문학계와 독자들에게 뼈저린 사죄와 반성을 하면서 절필을 하는 게 맞지 않았을까? 가요계에서도 표절 논란이 일어날 때면 음악 활동을 당분간 중단하거나 하차하는 경우가 있어왔다. 논문 표절도 강도높게 비난받는 상황에서 이 문제는 단순히 작가들의 자성으로만 넘길 사안은 아닐 것이다. 예전에도 이런 표절 시비가 있었는데 암묵적인 용인 속에 지나왔다는 것은 문학계도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 이것이 스타 작가와 출판사, 문학계가 각자의 이해관계로 얽혀있어서 섣불리 표절을 비판하지도 못한다. 그러다보니 이를 적극적으로 시정하는데 앞장서기 보다는 옹호하거나 묵인해왔기 때문에 '신경숙 표절'이 수면 위로 급부상한 것이다. 그녀는 대표작 <외딴 방>으로 잘 알려진데다 내놓는 책마다 베스트셀러에 오를만큼 영향력이 큰 작가라서 더 큰 충격을 받은 것 같다.


문학계는 성역이 아니다. 비평을 수용할 수 있을만큼 열린 공간이 되어야 한다. 표절을 공론화시켜 독자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을려면 그 고리를 끊고 바로 잡는 노력이 병행해야 한다. 신경숙 표절로 인해 가뜩이나 독서인구가 적은 나라에서 책 구매에 등 돌리지 않을까 염려 된다. 이 책은 그러면에서 우리 한국문학의 이면에 감춰졌던 거짓말은 무엇인지. 여류문학이 문학계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90년대 불기 시작한 여류작가들의 활약상을 볼 수 있다. 90년대만 해도 은희경, 공지영, 신경숙과 같은 작가들의 활약이 눈부셨다. 이들이 출간한 책마다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영화나 드라마화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그래서 이들의 작품을 소비하는 팬층이 생겨났고 여류작가의 붐이 일어난 계기가 되었다. 항상 빛과 그림자가 있듯 출판계는 활력을 얻었지만 작품에 페미니즘이 스며들기 시작한다. 여성들의 심리와 맞닿는 작품들도 아마 이런 여성상에 대한 작가의 판타지로 인해 시기와 잘 맞아떨여져서 유명 작가로 알려진 듯 싶다. 표절은 그 표절을 감추기 위해 표절을 낳고 표절시비는 끊이지 않는다. 


빨리 히트칠 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조급증과 표절이 그리 대수롭게 여기지 않은 분위기에 휩쓸려서 다른 작품에 있는 문장을 인용하여 자신을 문학 작품에 빗대어 포장한다. 만일 문학계에서 먼저 표절이 일어나지 않도록 따끔하게 일침을 가하는 노력이 있었다면 구태여 독자들이 표절로 얼룩진 책을 집어들고 읽지는 않았을 것 같다. 독자들에 대한 기만과 이를 통해 축적한 부와 명성은 자격을 박탈해야 마땅하다. 논문 표절만 해도 교수직에서 물러나는 상황에서 문학계 슈퍼스타를 만들기 위해 표절 시비가 있어도 눈감아주고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겠거나 하며 감추고 두둔한 결과 이와 같은 사건들이 대중들에게 알려지게 되었다. 문학계는 이를 도전이나 비난으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한번쯤 짚고 넘어가야 할 경종의 메세지로 인식해야 할 것이다. 독자들과의 약속을 저버리고 점점 침체중인 한국문학이 이 시련을 딛고 일어설 수 있을까? 아직은 지켜보는 중이지만 현재는 외국 작품에 밀리는 형국이다. 문학평론가의 본격 평론집이라 쉽게 읽혀지는 책은 아니다. 다만 표절을 바라보는 시각과 온도차, 앞으로 문학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서 알 수 있었던 책이었다.




한국문학의 거짓말

저자
정문순 지음
출판사
작가와비평 | 2015-07-10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한국문학의 표절에 대해 이야기하다!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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