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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Since 2013 ~)

[서평] 마음의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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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잘 지었다. <마음의 발견>. 느즈막한 오후에 휑하니 놓인 거리를 바라보며 어린 감성에 젖을 것만 같은 그런 글이 있을 것만 같다. 하지만 그런 예상과는 달리 꼭지마다 고전에서 따온 인용문들이 빠지지 않는다. 아무리 좋은 문장이라도 본말이 전도되듯 인용문이 많다보면 작가만의 생각을 독자들이 읽기 어렵다. 그러다보면 내 마음을 둘 곳이 없어져 버린다. 우리는 일상에 지친 시간들 속에서 조금이라도 위로를 받기 위해 이런 류의 책을 읽게 되는데 개인적인 감정의 조각들만 덩그러니 놓여져 있다. 그 누가 상처받고 억눌린 상처에 아파하는 고독한 내 영혼을 다독여줄 수 있는가? 차라리 좋은 글 모음집이라는 부제가 어울리지 않을까? 내 마음을 그 누가 잘 알 수 있나? 냉정하게 내 마음을 잡아줄 사람도 바로 나 자신이다. 그저 삶의 지혜를 얻기 위해 읽었다는 편이 맞을 듯 싶다.


우리들의 마음은 하루에도 수시로 바뀌고 또 감정선이 따를 수밖에 없다. 그저 평정심을 유지하고 사사로운 감정은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릴 정도로 단련되지 않았다면 작은 일에도 내가 주인공이 되면 크게 흔들리게 된다. 누군가에게 해준 서투른 충고도 그래서 쉽지 않은 것이다. 나 조차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방황하는데 왜 그러냐고 되물을 수 없지 않은가? 내가 아끼는 사람에게 마음을 열어보였지만 막상 뭔가 나누고 싶을 때는 소외된 것처럼 외따로 멀어질 때는 허무함을 느낄 때가 왕왕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치유받는다는 느낌보다는 읽을 때마다 맥이 자꾸 끊겨 버렸다. 작가의 생각인 줄 알고 읽었지만 어느 작가의 책에서 따온 말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전국을 떠돌며 겪은 일들이 무수히 많을텐데 그 경험은 왜 이 책에 녹아들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독자들은 어떤 마음을 찾아 책을 읽어야 할까?


우리는 항상 관계에서 오는 마음으로 인해 아파한다. 그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사람을 사랑하고 마음을 차지해버린다는 건 내 마음 같지 않은 일들로 인해 상처받고 괴로워하기 때문이다. 또 누군가 마음을 위로 받고 싶다면 그냥 복잡한 생각을 접어두고 아무 생각도 하지 말고 하루종일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푹 쉬어 버리라는 말을 하고 싶다. 내 마음을 비워낼 때 다른 마음이 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상처가 많은 사람들이다. 그들에게 와닿을 수 있는 진정성있는 글이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우리에게 필요로로 했던 건 서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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